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이후광 기자] “팀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죠.”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위안거리 중 하나는 바로 주전 좌익수 김문호(29)의 발견이다. 김문호는 프로 데뷔 11년 만에 비로소 잠재력을 터트리며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소화했다. 팀의 고민 중 하나였던 주전 좌익수 부재를 말끔히 지워낸 만점 활약이었다.
김문호의 시즌 성적은 138경기 타율 0.326(521타수 170안타) 7홈런 69타점 출루율 0.403 장타율 0.432(7일 오전 현재). 지금까지 롯데가 치른 142경기 중 단 4경기를 제외한 전 경기에 출장하며 타격 지표 전 부문에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심지어 6월 초까지는 꿈의 타율인 4할을 유지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6월 24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리그에서 가장 먼저 시즌 100안타를 때려냈었다. 생애 처음이자 65경기 만에 100안타 고지를 선점한 순간. 65경기는 롯데 역사상 최단 기간 100안타 달성 기록이며 리그에선 공동 4위에 해당했다. 그 정도로 올 시즌 김문호의 방망이는 매서웠다.
김문호는 6일 사직 LG전에 앞서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른 소감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다음은 김문호와의 일문일답.
-데뷔 11년 차에 첫 풀타임 시즌을 치렀다. 소감은.
“그 동안 풀타임을 줄곧 뛰어왔던 선수들이 존경스럽다. 어쨌든 풀타임이라는 성과를 거뒀다는 자체는 만족스럽지만 한편으로 팀 성적이 좋지 못하다보니 좋은 느낌이 반감되는 것 같다.”
-시즌에 앞서 세웠던 목표는 다 이뤘다고 보면 되나.
“분명 지난 시즌보다 나아진 건 맞다. 첫 번째 목표였던 풀타임 소화는 달성했다. 다음으로 큰 목표가 팀 성적이었는데 그 부분은 달성하지 못해 아쉽다. 팀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면 더없이 좋았을 것이다. 사실 팀 성적이 안 나면 개인 성적도 크게 의미가 없다. 야구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즌은 내년에 다시 시작된다. 계속 노력할 것이다.”
-올 시즌은 롯데의 주전 좌익수로 도약한 뜻 깊은 한 해일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로서 굉장히 큰 영광이다. 내가 팀의 베스트9에 들어갔다는 자체가 기쁘다. 여기까지 오는데 오래 걸리긴 했으나 경기에 매일매일 나갈 수 있다는 게 행복할 뿐이다. 하지만 절대 안주하진 않을 것이다. 프로는 안주하면 언제든 밀리는 곳이다. 항상 긴장하고 노력하겠다.”
-개인적으로 가장 뜻 깊은 기록은.
“풀타임 시즌이 첫 목표였으니 경기수가 가장 뜻 깊고, 출루율 또한 만족스럽다. 당초 출루율 4할을 목표로 잡았는데 현재 아슬아슬하다. 남은 경기서 잘해야 한다.”
-시즌 초와 다르게 최근에는 주로 하위타순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는데.
“아무래도 신본기, 전준우가 들어오면서 타순의 이동이 생긴 것 같다. 두 선수가 워낙 앞에서 잘해주고 있다. 나 또한 6, 7번에서 많이 치면서 이 자리만의 장점을 느끼고 있다. 테이블세터보단 확실히 찬스가 많이 온다. 그러나 역시 어느 타순이건 집중하고 긴장해야하는 건 똑같다.”
-시즌 도중 코치진 이동으로 2명의 타격코치 밑에서 경기를 치렀다. 두 코치의 차이점이 있다면.
“장종훈, 훌리오 프랑코 코치님 모두 정신적인 부분을 항상 강조하신다. 나도 그 부분에 대해 공감한다. 프랑코 코치님은 1군으로 오신 뒤 가장 핵심적인 부분만 짚어주셨을 뿐, 타격폼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안 해서 거부감 없이 잘 따라갔다. 두 분 다 좋은 코치님이다. 1년 내내 좋은 지도자 밑에서 배운 것 같다.”
-내년 시즌 보완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물론 외야수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타격이다. 그러나 풀타임을 치러본 결과 타격 하나만으로는 살아남기가 힘든 것 같다. 향후 수비와 송구 능력을 보완할 생각이다. 또한 지금보다 장타력을 키우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에 열중할 계획이다.”
-올 시즌 롯데의 부진에 많은 부산 팬들이 등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저희가 매년 꼭 가을야구 하겠다는 약속을 못 지켜 죄송스럽다. 팬 분들이 많이 실망하셨다는 걸 충분히 알고 있다. 말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보다는 야구장에서 묵묵히 팬들의 성원을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노력하겠다.”
[김문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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