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빅3를 잡지 못하는 구단들이 더 골치가 아프다.
KBL은 사상 처음으로 신인드래프트를 이원화했다. 3일 순위추첨결과 빅3(이종현, 최준용, 강상재)를 영입할 구단은 전체 1~3순위를 잡은 모비스, SK, 전자랜드로 결정됐다. 나머지 7개 구단이 빅3 중 한 명을 영입할 가능성은 없다. 모비스, SK, 전자랜드가 국가대표급 기량을 보유한 빅3를 지나칠 리가 없기 때문이다.
4~10순위를 가진 7개 구단(순서대로 삼성, LG, kt, 동부, KGC, KCC, 오리온)은 빅3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 특히 삼성, LG, kt, 동부, KGC는 빅3를 잡지 못한 아쉬움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아쉬워하고만 있을 때는 지났다. 차선책을 찾아야 한다.
빅3와 비교할 때 장래성, 기량, 경기에 미치는 지배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이번 신인드래프트에 나오는 선수들 중 준척급 자원이 꽤 있다는 게 농구관계자들 설명이다. 구단들은 팀 사정과 지명권 순위를 고려, 최상의 자원을 뽑아야 한다.
유력 4순위로는 1,2번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천기범(연세대)과 기동력을 갖춘 빅맨 박인태(연세대), 득점력이 돋보이는 박지훈(중앙대), 발 빠른 최성모(고려대)가 꼽힌다. 일단 4순위 지명권을 가진 삼성에 우선권이 있다. 아무래도 가드 3인방 중에선 천기범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다. 수준급 돌파력에 올 시즌에는 수비력과 3점슛 성공률을 끌어올렸다.
삼성은 천기범을 선발, 앞선의 수비력을 강화하고 베테랑 주희정의 은퇴 이후를 대비할 수 있다. 올 시즌 영입한 김태술도 적은 나이는 아니다. 그러나 군 복무를 해야 하는 주전 빅맨 김준일의 백업도 부족한 현실상 박인태 선발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인태는 블록 능력에 속공 가담이 좋다. 중거리슛 능력도 갖췄다. 천기범과 함께 올 시즌 대학리그 우승을 이끌면서 가치가 많이 올라갔다.
그런데 5순위 LG도 박인태가 필요하다. 주전 빅맨이자 간판스타 김종규의 백업이 부족하다. 하지만, LG는 삼성이 박인태를 뽑으면 플랜B가 아닌 플랜C로 돌아서야 한다. 4순위 후보 가드 3인방 중 가장 앞선 천기범을 택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카드를 택할 수도 있다.
kt, 동부, KGC, KCC, 오리온은 더 복잡하다. 삼성, LG를 비롯해 우선 지명권을 가진 구단들의 선택에 따라 플랜 B~C에 D,E,F플랜까지 마련해야 한다. 종전에는 지명순서추첨 후 곧바로 드래프트를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보름이란 시간이 주어진 상황. 영입전략의 디테일이 구단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 감독들의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한 마디로 골치 아픈 상황.
변수는 또 있다. KBL이 신인드래프트를 이원화하면서 신인 지명권 양수-양도 마감일도 2주 전에서 2일 전으로 늦췄다. 기존에는 순위추첨 직후 곧바로 드래프트가 진행됐기 때문에 이 부분이 그렇게 구단 관계자들의 피부에 와 닿지 않았다. 그러나 이원화에도 양수-양도 마감일 2주 전 원칙이 고수됐다면, 순번추첨 후 하루 뒤인 4일에 양수-양도를 마감해야 했다. 이 부분은 드래프트 이원화를 통해 구단들간의 수 싸움을 극대화하기 위한 KBL의 조치다. 바뀐 규정에 따라 신인지명권 양수-양도 마감일은 14일이다.
1~3순위를 잡은 모비스, SK, 전자랜드가 빅3를 타 구단에 트레이드할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다른 신인들을 잡은 구단들간의 양수 및 양도가 이뤄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이럴 경우 구단들은 자신들이 뽑을 신인들을 물 밑에서 미리 합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아직 일주일이란 시간이 남아있다.
[박인태(위), 천기범(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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