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이후광 기자] “리빌딩은 단순히 세대교체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LG 트윈스가 2년 만에 가을야구 입성에 성공했다. 지난해 9위에 이어 올 시즌 전반기 역시 8위로 마치며 다시 암흑기가 도래하는 듯 했으나 LG 양상문 감독은 뚝심 있게 리빌딩을 단행하며 결국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리빌딩(Rebuilding). 사전적으로는 ‘건물 등을 다시 세우다, 허물어진 삶-희망 등을 새로 세우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야구에서도 이와 마찬가지로 추락한 팀을 재건하는 과정을 리빌딩이라고 일컫는다. 흔히 오래된 주전 선수들을 새 얼굴로 변화시킬 때 언급되는 단어다.
양 감독도 리빌딩의 일환으로 올 시즌 젊은 선수들 위주의 1군 엔트리를 운용했다. “LG는 리빌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오랫동안 우승을 못했다고 생각한다. LG도 이제는 우승할 수 있는 팀이 돼야 한다. 내가 있을 때 그런 팀을 만들고 싶다”라는 게 이유였다.
양 감독의 리빌딩을 향한 노력은 경기 출전 명단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먼저 마운드에서는 마무리투수 임정우(25)가 활력을 불어넣었고, 필승조에서는 김지용(28)이 입지를 굳혔다. 타선에서도 김용의(31)-이천웅(28)의 테이블세터, 중심타선으로 자리잡은 채은성(26), 타자로 전향한 이형종(27) 등이 양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6일 사직 롯데전 승리로 4위를 확정지은 LG. 더그아웃은 마치 우승을 확정 지은 것처럼 밝았다. 특히 젊은 선수들끼리 ‘나이스 피칭’, ‘나이스 플레이’ 등을 외치며 서로 안아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리빌딩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선수들은 해냈다는 자부심에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양 감독은 경기 후 “시즌이 힘들고 길었는데 주장 류제국을 필두로 선수단 전체가 흔들리지 않았다”라고 주장에게 먼저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이천에 있는 2군 스탭들도 고생을 많이 했다. 이번 4위는 1, 2군 간의 유기적인 관계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양 감독은 이미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리빌딩을 통한 가을야구 진출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었다. 그는 “작년 마무리캠프 때부터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 리빌딩은 단순히 세대교체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리빌딩은 정신을 바꾸는 것이다. 야구장에 와서 흙도 안 묻히고 경기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젊은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줬고, 또한 류제국, 박용택, 손주인 등 고참급과의 활약과 맞물리며 지금의 결과가 나왔다”라고 LG 리빌딩 속에 내포한 의미를 전달했다.
LG는 4위를 확정지으며 오는 10일 개최되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홈에서 1승을 안고 치르게 됐다. 최소 비기기만 해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양 감독은 마지막으로 “특별히 달라지는 건 없다. 시즌 내내 해왔던 대로 KIA를 분석하며 경기를 준비하겠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LG 양상문 감독(첫 번째), 마무리투수 임정우(두 번째, 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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