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①] '춘몽' 한예리 "BIFF 개막작 선정, 뭉클했다"

[마이데일리 = 부산 신소원 기자] "부산국제영화제 와서, 관객분들이 제 영화 '춘몽'을 재미있게 봤다는 말을 해주셔서 기뻤어요. 장률 감독님의 '춘몽'이 정말 잘 됐으면 좋겠어요."

배우 한예리는 바빴다. 감독이 사랑하는 배우이자 많은 남자 배우들이 앞다퉈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로 꼽히는 그는, 올해 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춘몽'(감독 장률) 주연으로 당당히 레드카펫을 밟았다. "영화제를 즐기고 있느냐"라는 질문에 "올해는 즐길 시간보다는 여러 일들로 바쁘다"라고 말했다.

"개막작으로 선정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별 느낌이 없었고 좋은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부산에 오고 영화의 시작을 알리니까 기분이 이상했어요. 레드카펫 마지막에 입장할 때 뭉클한 마음이 들었고 의미있는 일이구나, 라고 생각했죠."

한예리는 '춘몽'에서, 의식불명의 아버지를 간호하며 동네의 세 남자 익준, 정범, 종빈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는 예리 역을 맡았다.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따, 더욱 현실감 있게 연기에 임했다.

"대부분 흑백의 영화들, 작은 다양성 영화들에 대해 선입견들이 있는 것 같아요. 마냥 어려울 것이라고요. 물론 어려운 것도 있겠지만 그런 것들을 생각하기보다는 각자가 보고 싶은 대로 생각하고 바라보면 된다고 생각해요. 감독의 의도나 표현하고자 했던 방식들이 굳이 본인이 다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어려워할 필요는 없어요. 연기를 한 사람도 모를 때도 있는데요.(웃음) 영화작업이 워낙 퍼즐처럼 찍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요."

한예리는 장률 감독과 영화 '필름시대사랑'을 통해 첫 작업을 했다. 당시 한예리는 장률 감독과 짧지만 강렬한 만남이었다. 첫 촬영, 첫 장면에서 장률 감독은 한예리를 조용히 불러 모니터를 보게 했고 "예리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아"라는 말을 했다. 한예리는 "아차" 싶었다.

"전 그 때 그냥 앵글에 맞춰서 이 타임에는 뭘 하고 뭘해야지, 라고 생각했던 거예요. 그런데 '그냥 하지 마라'는 얘기를 감독님께서 해주셨어요. 정확하게 느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잠시 그런 것들을 느껴서 기분이 좋았어요. 감독님의 작품을 어떻게 해서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춘몽'을 했어요. 다음에도 장률 감독님과 또 함께 작업하고 싶어요."

[한예리. 사진 = 부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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