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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김나라 기자] 배우 윤여정이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에서 솔직담백한 입담을 과시했다.
윤여정은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 열린 '한국영화기자협회 오픈토크'에서 시민들에게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먼저 그는 영화 '죽여주는 여자'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우리 영화는 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외면하고 싶은 사람들인데 이재용 감독은 이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나도 같이 돌아보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재용 감독의 '죽여주는 여자'는 종로 일대에서 노인들을 상대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65세 '박카스 할머니' 소영(윤여정)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노인 문제, 트랜스젠더, 장애 등 우리 사회가 들여다 보려 하지 않는 소수자들을 조명했다.
윤여정은 "우리도 소수자가 될 수 있다"고 뼈 있는 한마디를 던진 뒤 "과거 외국에 갔을 땐 내가 소수자였다. 어린 서양 애들이 나를 보면서 중국인, 일본인이라고 놀리더라. 죄인도 아닌데 죄인이 된 거 같은 기분이었다"고 얘기했다.
50년차 베테랑 배우이지만 여전한 연기 열정을 과시했다. 그는 "연기라는 게 수학문제는 아니지 않느냐. 연기를 오래했다고 잘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겸손함을 보이면서 "지금도 무섭고 두려운 게 난 이미 많이 타성에 젖었고 오염돼 있다. 그래서 매 작품 다른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같은 역할을 피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배우라는 게 화려하게 빛나지만은 않은 직업이다"라며 "나도 주인공이었다가 이모였다가 이젠 할머니가 됐다. 그런데 이렇게 내려올 때 다들 괴로워하더라. 나는 내려갈 때 가리지 않고 일을 했다. 모든 배우들이 자존심 때문에 주인공 아니면 안 한다고 하는데 나는 그럴 수 없는 형편이었다. 주인공, 조연, 단역 그렇게 나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까지 이렇게 역할을 맡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연륜이 묻어나는 조언도 남겼다. 그는 "좋은 일이라면 돈을 따지지 말고 했으면 좋겠다"라며 "싼 값에 열심히 하면 가치가 비싸진다"고 얘기했다.
[사진 = 부산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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