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양현종이 와일드카드 1차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을까.
KIA는 LG보다 불리하다. 잠실 원정경기를 떠나서 1차전서 비겨도 시즌을 접기 때문이다. 잠실 1~2차전 연승 외에는 답이 없다. 1차전부터 내일은 없다. 2차전을 생각할 겨를은 없다. 때문에 1차전서 선발 헥터 노에시의 뒤를 이어 양현종의 구원투입이 가능해 보이기도 한다. 경기 막판 승부처서 기복이 있는 구원투수들을 쓰느니 양현종을 투입하는 게 안정적이다. KIA가 발표한 와일드카드 시리즈에 출전할 투수 12명을 보면 헥터를 제외하고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가 양현종이다.
그러나 한 야구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양현종의 1차전 투입 확률은 낮다"라고 전망했다. 기본적으로 양현종은 2차전 선발이다. 일단 헥터+양현종 조합으로 1차전을 잡아서 2차전을 치를 경우, 내세울 선발투수가 마땅치 않다. 3선발 지크 스프루일이 있다. 그러나 지크는 시즌 막판 부진으로 신뢰가 조금 떨어진 상태다. 7~8월 평균자책점(7.56, 11.37)에 비해 9~10월 4.19, 3.60으로 회복했다. 그래도 시즌 초반의 위압감에 비해 부족한 느낌이다.
결정적으로 올 시즌 LG전 3경기서 1승2패 평균자책점 9.37로 부진했다. 7월 이후에는 LG를 상대로 단 한 경기도 등판하지 않았지만, 찝찝한 건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양현종이 아니면 2차전 선발투수가 마땅치 않다. 양현종을 제외하면 믿을만한 토종 선발투수도 없다. KIA의 아킬레스건이다.
양현종이 1차전서 짧게 구원 등판한 뒤 2차전 선발로 나서는 방안도 있다. 그러나 리스크가 크다. 양현종은 선발 루틴에 익숙하다. 체력적인 변수를 떠나서 연이틀 등판으로 투구밸런스가 흔들릴 위험성이 있다.
김기태 감독이 투수 엔트리를 12명으로 꾸린 것도 사실상 양현종 없이 1차전을 치를 계획을 세웠다는 방증이다. LG는 투수를 단 10명만 엔트리에 넣었다. 초단기전 특성상 그렇게 많은 투수는 필요 없다. 그러나 KIA는 헥터가 혹시 초반부터 흔들릴 것에 대비, 최대한 많은 투수를 동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KIA 불펜이 양으로는 그렇게 떨어지지 않는다. 스윙맨 고효준과 김진우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홍건희, 김윤동도 마찬가지.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마무리 임창용과 윤석민, 베테랑 최영필도 있다. 혹시 이들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즉시 다른 투수로 교체하더라도 9이닝, 혹은 그 이상을 버텨낼 수는 있을 듯하다. 결국 양현종을 1차전에 투입하지 않는다면 1차전 투수교체 타이밍과 운용의 묘가 상당히 중요하다.
물론 야구는 마음대로 풀리지는 않는다. 특히 포스트시즌에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만약 1차전이 연장 15회까지 이어지거나 우선 대기시켰던 다른 불펜 투수들이 불안할 경우 예상을 뒤엎고 양현종이 1차전 막판 등판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 케이스가 현실화된다면 플랜 B도 아니고 C~D다. 그리고 그렇게 이겨도 2차전 마운드 운용에 대한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5위 자격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KIA의 불리한 현실이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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