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1차전] KIA-LG, 유격수에 웃고 울고

[마이데일리 = 잠실 고동현 기자] 유격수들의 수비에 양 팀은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KIA 타이거즈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KIA는 벼랑 끝에서 살아나며 11일 LG와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놓고 진검승부를 펼칠 수 있게 됐다.

이날 경기는 투수전 속에 진행됐다. KIA 선발로 나선 헥터 노에시와 LG 선발로 나선 데이비드 허프 모두 상대 타자를 성공적으로 틀어 막았다. 양 팀은 7회까지 나란히 3안타에 그쳤다.

투수전일수록 수비의 비중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 결국 '내야의 핵'인 유격수 수비로 인해 양 팀은 웃고 울었다.

김선빈은 연이은 호수비로 경기 분위기를 KIA쪽으로 가져왔다. 3회말 1사 1루에서는 유강남의 잘 맞은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낸 뒤 6-4-3 병살타로 연결시켰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4회말 1사 1루에서는 또 한 번 채은성의 타구를 병살타로 만들었다. 이번에는 유강남의 타구보다 더욱 안타에 가깝게 보였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김선빈의 다이빙캐치 두 번 덕분에 경기 초반 흔들리던 헥터는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김선빈은 두 차례 호수비 뿐만 아니라 다른 수비 때도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이며 헥터의 호투를 도왔다.

오지환은 정반대였다. 1회초부터 실책을 했다. 1회초 2아웃 이후 김주찬의 평범한 땅볼 때 실책을 기록했다. 포구까지는 무난하게 했지만 공을 빼낼 때 제대로 잡지 못했다.

이보다 더 한 아쉬움은 4회 나왔다. 1사 2, 3루 위기에서 허프가 이범호를 2루수 뜬공으로 잡으며 한숨 돌린 상황. 이어 허프는 안치홍마저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이번에는 포구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공을 외야 방면까지 흘렸다. 그 사이 3루 주자 브렛 필은 물론이고 2루 주자 나지완까지 홈을 밟았다. 이 실책은 이날 결승점이 됐다.

하지만 '극과 극'은 되지 않았다. 김선빈 역시 실책을 기록한 것. 8회말 오지환이 안타를 때리며 무사 2루가 된 상황. 다음타자로 나선 대타 이병규(7번)가 초구에 뜬공을 날렸다.

김선빈이 이를 놓쳤다. 프로 초창기부터 뜬공에 약점을 보인 가운데 결국 이 트라우마는 이날도 이어졌다. 이로 인해 KIA는 쫓기게 됐다.

하지만 무사 1, 3루 때 나온 고효준의 폭투 때 1루 주자 유강남이 3루까지 가다가 횡사하며 김선빈은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양 팀 유격수 모두 실책을 기록했지만 문제는 이를 상쇄하는 호수비 여부와 경기 상황이었다. 결국 웃은 팀은 김선빈이 호수비와 더불어 4점차 우세에서 실책을 기록한 KIA였다.

[KIA 김선빈(첫 번째 사진), LG 오지환(두 번째 사진). 사진=잠실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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