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올해 LG의 수확 중 하나는 바로 '중심타선 구축'이다.
팀의 '살아있는 전설'인 박용택이 3번을 치는 것은 아주 익숙한 그림이다. 여기에 시즌 초반 홈런왕 후보로도 떠올랐던 루이스 히메네스가 4번타자로 자리매김하면서 중심타선은 한층 강해졌다. 중심타선의 완성을 위해서는 5번타자의 위력 역시 중요한데 채은성의 성장으로 마지막 퍼즐까지 맞췄다.
그런데 LG 중심타선의 위력이 점점 감소되는 분위기다.
박용택은 후반기에서도 타율 .351 3홈런 44타점을 올렸고 와일드카드 두 경기에서도 안타 3개로 타율 .429를 기록하며 꾸준한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히메네스와 채은성의 방망이가 전반기 만큼 날카롭지 못하다.
히메네스는 전반기와 후반기의 성적 차이가 가장 큰 선수 중 1명이다. 전반기에는 타율 .338 22홈런 66타점으로 당시만 해도 LG 외국인타자의 새 역사를 쓸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후반기에서는 타율 .263 4홈런 36타점으로 평범한 타자로 전락했다. 무엇보다 장타율 감소가 아쉽다. 전반기에는 장타율이 .602에 달했는데 후반기 장타율은 .411에 불과하다.
지난 8월 초에는 허리 통증으로 잠시 공백을 보이기도 했던 히메네스는 돌아온 뒤 홈런 3개 밖에 터뜨리지 못해 4번타자로서 위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기록한 안타 1개도 단타였다.
채은성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반기에서는 타율 .331 8홈런 56타점으로 두 자릿수 홈런은 가뿐하게 넘길 것으로 기대를 모았는데 후반기에서 홈런 1개에 그친 것은 예상 밖이었다.
채은성의 후반기 성적은 타율 .284 1홈런 25타점. 역시 장타율은 전반기(.484)보다 후반기(.381)가 훨씬 낮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8타수 무안타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두 선수의 상황은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다. 히메네스는 팀에서 3루 수비의 비중이 절대적이다보니 거의 쉴 틈 없이 출전해야 했고 원래 거포 유형의 선수가 아니다보니 기대할 수 있는 장타력은 정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채은성 역시 진정한 풀타임 첫 시즌을 보내고 있기에 성장통은 당연한 과정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장 준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LG로서는 중심타선의 위력을 되찾는 것이 급선무다.
LG는 일단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는 오지환을 5번 타순으로 승격하는 변화를 주기도 했다. 오지환은 1차전에서 장타를 터뜨리는가하면 2차전에서도 선두타자 출루에 성공하는 안타를 치는 등 무시 못할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수비의 부담이 큰 유격수를 맡고 있는 만큼 중심타선의 역할까지 요구하려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LG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바로 히메네스와 채은성이, 둘 중 하나라도 살아나는 것이다.
[히메네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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