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변칙vs 정공법.
넥센과 LG의 준플레이오프 선발진 운용법은 정반대다. 넥센은 최근 5전3선승제, 7전4선승제 단기전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 3선발 체제를 사용한다. 순번도 에이스 밴헤켄이 1선발이 아닌 2선발이다. 스캇 맥그레거가 1선발이다. 신예 신재영은 3선발.
LG는 정상적으로 4선발 체제를 운용한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서 1~2선발 데이비드 허프, 류제국을 소모했다. 자연스럽게 준플레이오프 1~2차전 선발은 헨리 소사와 우규민. 허프와 류제국은 6일만인 16~17일 3~4차전에 출격한다.
이 부분은 준플레이오프 1차 승부처다. 선발진 운용에 변칙과 정공법이 정면충돌하면서 도출되는 결과에 따라 NC의 플레이오프 파트너가 달라질 수 있다. 두 팀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변칙은 변칙대로, 정공법은 정공법대로 일리가 있다.
포스트시즌서 3선발보다 4선발이 좋은 건 명확하다. 아무래도 3선발 체제는 4선발 체제에 비해 선발투수들의 휴식일이 하루 더 짧다. 포스트시즌이 거듭될수록 구위가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넥센은 현실적으로 4선발이 마땅치 않다. 후반기에 박주현, 양훈 등이 좋지 않았다. 군 복무를 마친 강윤구는 시즌 막판 실전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염경엽 감독은 양훈, 강윤구 등 선발요원들을 엔트리에서 뺐다. 대신 불펜과 대타-대수비 요원들을 보강했다. 3선발 체제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불펜 운용과 작전야구로 보완하겠다는 계산. 염 감독은 "스몰볼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염 감독이 맥그레거에게 13일 1차전, 밴헤켄에게 14일 2차전을 맡기는 건 변칙운용의 핵심이다. 그는 "밴헤켄의 적지 않은 나이를 감안했다. 준플레이오프 이후를 바라본 선택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5전3선승제서 3선발을 사용할 경우 1선발은 13일 등판 후 3일 쉬고 17일 4차전에 등판한다. 그러나 2선발은 14일 등판 후 4일 쉬고 19일 5차전에 나설 수 있다. 3~4차전 이후 하루의 휴식일이 더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염 감독은 "4차전서 끝내고 싶다"라고 했다. 넥센이 4차전서 준플레이오프를 끝내면 밴헤켄을 플레이오프 1차전에 내세울 수 있는 부수적 장점도 따라온다.
물론 염 감독의 이런 계획들이 제대로 통하려면 선발투수들이 매 경기 제 몫을 해주면서 불펜과 타선이 적절히 뒷받침해야 한다. 만약 맥그레거가 1차전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무너지면 불펜 투수들의 부담감은 시리즈 초반부터 높아진다. 넥센은 준플레이오프 그 이상을 내다본다. 현실적으로 3선발 체제는 로테이션을 거듭할수록 선발투수들이 힘이 떨어지면서 불펜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LG도 1~2차전에 나설 소사와 유규민의 컨디션이 관건이다. 단기전서 4선발이 잘 돌아가면 3선발보다 이득이다. 그러나 그것도 선발투수들이 제 몫을 해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다. LG가 다행인 건 소사와 우규민이 여차하면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 구원 등판할 뻔했으나 쉬었다는 점이다. 두 사람은 6일 정규시즌 롯데전 이후 휴식을 취하면서 힘을 비축했다. 만약 한 차례 구원 등판했다면 아무래도 준플레이오프 선발 준비에 지장을 받았을 것이다. 일단 준플레이오프도 초반에는 와일드카드결정전처럼 양팀 선발투수들이 타선을 압도할 가능성이 크다.
[맥그레거(위), 밴헤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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