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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최창환 기자] 차선책이었지만, 에이스 못지않은 호투였다. LG 트윈스 외국인투수 헨리 소사가 친정팀을 상대로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 팀의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소사는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6 타이어뱅크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8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LG는 김용의(3안타 2타점 3득점)의 활약을 더해 7-0으로 승, 기선을 제압했다.
냉정히 말해 소사는 LG에서 가장 믿는 카드는 아니다. 데이비드 허프, 류제국에 비해 안정감이 떨어진다. 실제 LG는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서 허프, 류제국을 선발투수로 기용했다. 소사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은 이유다.
소사는 이날 숱한 위기를 맞았지만, 위기관리능력을 뽐내며 마운드를 지켰다. 1사 만루 위기를 2차례나 극복했다. 소사는 1회말 1사 만루서 김민성을 5-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 처리, 무실점 투구의 시작을 알렸다. 자칫 초반부터 소사가 무너졌다면, 이날 경기양상도 달라졌을 터. 소사는 이어 4회말 1사 만루에서는 박동원, 임병욱을 범타 처리했다.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소사는 3회말 1사 1루서 고종욱의 타구에 오른발목을 맞았다. 코칭스태프도 곧바로 마운드에 올라 소사의 몸 상태를 살폈다. 소사는 이내 더그아웃을 향해 괜찮다는 신호를 보냈고, 6회말까지 마운드에 올라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했다.
소사는 이날 110개(스트라이크 74개, 볼 36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62개) 최고구속은 157km로 집계됐다. 이외에 슬라이더(25개), 포크볼(12개), 커브(11개)도 적절히 구사하며 넥센 타선을 잠재웠다. 슬라이더 최고구속은 145km에 달했다.
소사가 포스트시즌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한 건 이번이 3번째다. 이전까지 4경기에 등판해 2차례 퀄리티 스타트를 남겼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넥센 소속으로 남긴 기록이었다.
2014시즌의 일이다. 소사는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투수로 나섰고, 당시 상대팀이 현재 소속팀인 LG였다. 소사는 6⅓이닝 6피안타 6탈삼진 2실점(2자책) 호투를 펼쳐 넥센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이외의 퀄리티 스타트는 삼성과 맞붙은 2014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작성했다.
운명의 장난이다. LG는 넥센과 2014시즌 이후 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서 격돌했는데, 소사는 넥센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의 기쁨을 맛본 전 동료들을 상대로 공을 던졌으니 말이다.
1차전에 선발 등판한 만큼, 시리즈가 장기화된다면 소사는 준플레이오프서 한 차례 더 선발 등판할 수도 있다. 물론 이는 향후 마운드 운영에 따라 유동적이다. 다만, 소사가 친정팀을 상대로 어느 정도의 경기력을 유지하느냐는 시리즈를 보다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는 관전포인트가 된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헨리 소사. 사진 = 고척돔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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