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윤욱재 기자] 포스트시즌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가을 DNA'가 탑재된 LG 포수 정상호(34)가 이번 가을에도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첫 판의 승자는 LG였다. LG는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16 타이어뱅크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넥센을 7-0으로 꺾었다.
LG는 4회까지 1-0으로 겨우 앞서고 있었다. 4회말에는 1사 만루 위기까지 봉착했다. 하지만 헨리 소사-정상호 배터리는 침착했다. 임병욱을 삼진으로 잡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친 LG는 5회초 양석환의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기회를 잡았다.
타석엔 정상호가 들어섰다. LG 벤치에서는 역시 번트 사인이 나왔다. 문제는 스캇 맥그레거의 빠른 공이 번트를 만들어내기도 쉽지 않았다는 것. 정상호는 2구 연속 번트 파울로 불리한 위치가 됐다. 결국 강공으로 전환해야 했다.
올 시즌 타율이 .182에 그친 선수에게 안타를 쉽게 바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정상호는 LG 팀내에서 가장 많은 포스트시즌 경력을 자랑하는 가을야구 베테랑 중의 베테랑. SK 시절에 이식된 '가을 DNA'는 어디 도망가지 않은 모양이었다. 정상호는 6구째를 깨끗한 좌전 안타로 만들어냈다. 전화위복이었다.
LG는 손주인의 1루수 희생번트로 1사 2,3루란 대형 찬스를 가졌고 김용의의 타구가 좌중간 외야를 가르면서 3-0, 박용택이 우전 적시타를 날려 4-0까지 달아날 수 있었다. 정상호는 5회초 1사 3루 찬스에서는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타점까지 올렸다. LG가 6-0으로 달아나면서 사실상 쐐기를 박은 점수였다.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정상호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는 류제국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류제국의 8이닝 무실점 호투와 함께하더니 0-0이던 9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우전 안타를 터뜨리며 끝내기 승리의 도화선을 그었다.
정상호는 올 시즌에 앞서 FA를 선언, 4년 32억원에 LG 유니폼을 입었다. 정규시즌에서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투자 효과를 나타내지 못했던 정상호가 가을야구의 '신 스틸러'로 자리하고 있다.
[LG 정상호가 1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 넥센- LG의 경기 6회초 1사 3루에서 희생플라이를 때리고 있다. 사진 = 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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