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허프는 내가 경기를 가장 잘 운영할 수 있는 투수다.”
LG 트윈스가 16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승리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시리즈 전적 2승 1패의 LG는 남은 4~5차전에서 1승만 더하면 플레이오프가 열리는 마산으로 갈 수 있다.
이날 승리 뒤에는 찰떡 호흡을 자랑하는 선발투수 데이비드 허프와 포수 유강남 배터리가 있었다. 유강남은 이날도 허프의 맞춤형 포수로 선발 출장해 그의 7이닝 1실점 호투를 이끌었다. 타석에서도 4회 선제 투런포를 터트리며 데일리 MVP의 영예를 안았다.
사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유강남보다 경험이 풍부한 정상호가 좀 더 안정감 있는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LG는 준플레이오프 3차전 이전까지 정상호가 선발로 나선 경기서 2승, 유강남이 나선 경기서 2패를 기록했다. 그래도 LG 양상문 감독은 “허프에는 유강남이 선발로 나선다”라며 뚝심 있게 유강남을 밀어붙였고, 이는 결국 성공으로 이어졌다.
허프와 유강남의 첫 만남은 지난 7월 14일 잠실 한화전에서 이뤄졌다. 스캇 코프랜드의 대체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은 허프는 당시 구원으로 등판해 데뷔전을 치렀다. 이 때 유강남이 허프의 공을 처음 받았다. 허프는 이어진 3경기서 선발 포수 박재욱과 호흡을 맞춘 뒤 8월 7일 잠실 kt전부터 전날까지 11경기 연속 유강남과 짝을 이뤘다.
유강남은 시즌 내내 허프의 구질, 패턴 등을 끊임없이 공부하며 그와의 호흡을 만들어나갔다. 전날 경기 역시 “허프의 넥센전 등판 영상을 계속해서 봤다. 타선에 맞는 변화, 구종 등을 연구하면서 새벽 3시가 다 돼서야 잠을 이뤘다”라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유강남이 생각하는 허프의 장점은 무엇일까. 그는 먼저 “허프는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없다. 또한 유리한 볼카운트를 통해 타자와 이길 수 있는 확률을 높여간다”라며 “정해진 패턴으로 타자를 상대해도 제구가 뛰어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구질을 예측해도 쉽게 공략하지 못한다”라고 그의 제구력을 높이 샀다.
또한 “허프의 직구는 공을 보면서는 쉽게 칠 수 없다. 감각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러야 한다”라고 위력적인 직구 구위를 치켜세웠다. 실제로 허프의 주 무기인 몸 쪽 꽉 찬 직구는 4위 싸움을 벌이던 지난 9월 중순부터 전날 경기까지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러면서 유강남은 “허프는 내가 공을 받아 본 투수 중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자신 있게 운영할 수 있는 투수다. 계속해서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라며 “허프에게 더 이상 바라는 것은 없다”라고 허프의 맞춤형 포수로서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에 허프도 “유강남은 LG에 온 뒤 내가 던진 공을 가장 많이 받은 포수다”라면서 “지금까지 호흡을 잘 맞춰왔기 때문에 편안한 느낌이다. 우리는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다”라고 유강남과의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허프-유강남 배터리가 만들어나가는 가을 이야기는 계속된다.
[데이비드 허프-유강남 배터리.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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