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오데리언 바셋(오리온)이 개막전을 뒤흔들었다.
바셋은 올 시즌 조 잭슨 대신 오리온에 가세한 신입 외국선수다. 자연스럽게 잭슨과 비교가 됐다. 일단 잭슨만큼 운동능력이 좋다. 잭슨보다 상체가 더욱 발달했다. 힘을 바탕으로 한 돌파력은 일품이다.
대신 추일승 감독은 "바셋보다는 폭발력은 떨어진다"라고 했다. 잭슨처럼 장신자들을 앞에 놓고 격렬한 덩크를 터트리는 건 볼 수 없었다. 그러나 바셋에겐 잭슨 이상의 안정감이 있었다. 중, 장거리 슈팅능력이 나쁘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잭슨보다 이타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다. 자신이 공격을 마무리해야 할 때, 동료에게 찬스를 줘야 할 때를 효율적으로 배분, 팀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는 가드다. 올 시즌 오리온 통합우승의 키를 쥔 외국선수.
추 감독은 "올 시즌에는 헤인즈의 비중을 조금 줄이겠다"라고 했다. 이어 "지난 시즌에는 헤인즈가 쉴 때 잭슨에게 기회를 줬다. 올 시즌에는 옵션을 다양하게 가져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의미심장한 발언이다. 지난 시즌 초반 잭슨은 적은 출전시간 속에(외국선수 출전규정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KBL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추 감독은 두 번 다시 시행착오를 하고 싶지 않았다. 시즌 초반부터 바셋에게 출전시간을 많이 줘서 최대한 적응을 빨리 하게 하면서, 나이가 적지 않은 애런 헤인즈의 출전시간을 조절 및 관리, 시즌 막판까지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게 하려는 의도다.
22일 KCC와의 2016-2017시즌 공식 개막전. 오리온은 1쿼터 중반까지 KCC에 약간 밀리는 흐름이었다. KCC는 안드레 에밋과 하승진의 연계플레이로 근소한 우위를 점했다. 그러자 추일승 감독은 1쿼터 종료 2분45초전 헤인즈와 이승현 대신 바셋과 정재석을 투입했다. KCC 추승균 감독도 전태풍과 리오 라이온스를 내세웠다.
이후 흐름이 완전히 오리온으로 넘어왔다. 바셋은 투입되자마자 폭발적인 운동능력, 특히 스피디를 과시, 경기 템포를 끌어올렸다. 주춤했던 오리온 특유의 얼리오펜스가 살아났다. 바셋은 장재석, 김동욱, 허일영 등에게 연이어 오픈찬스를 제공했다. 한 템포 빠르고, 시원스러운 패스능력이 돋보였다. 초반 오리온의 슛 감각이 좋지 않았지만, 이후 점점 바셋의 어시스트로 오리온의 득점력이 올라갔다. 순식간에 10점 내외로 달아났다.
2쿼터 초반 오리온이 느슨해졌다. 그러나 이후 다시 한번 바셋이 움직였다. 템포를 죽였다가 다시 빠르게 하면서 경기를 장악했다. 직접 외곽포를 터트렸고, 리드미컬한 스텝으로 돌파, 연속 득점을 만들었다. 그러자 오리온 특유의 효율적인 패스게임이 완벽히 살아났다. 스코어는 다시 10점 이상으로 벌어졌다.
KCC는 이후 딱히 반격하지 못했다. 오리온이 에밋과 라이온스의 연계플레이를 차단하기 위해 트랩을 시도하는 등 잦은 수비변화를 시도했다. 에밋에겐 장재석이 붙기도 했다. 반면 KCC는 바셋을 제대로 봉쇄하지 못했다. 가드라인 수비력이 약한 단점을 드러냈다. 외국선수가 한 명 뛰는 4쿼터에 헤인즈의 원맨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개막전을 지배한 자는 바셋이었다. 기록은 26분20초간 18점 7어시스트 2스틸.
[바셋. 사진 = 고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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