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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맥도웰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삼성 새 외국선수 마이클 크레익은 23일 모비스와의 KBL 데뷔전서 23분22초간 19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4스틸을 기록했다. 물론 모비스는 정상적인 전력이 아니었다. 특히 두 외국선수 찰스 로드와 네이트 밀러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골밑이 약화된 상태였다.
그렇다고 해도 크레익이 뽐낸 재능은 기대 이상이었다. 마치 이상민 감독의 현역시절 단짝 조니 맥도웰을 보는 듯했다. 신장은 188cm로 크지 않다. 그러나 몸무게가 110~120kg은 된다. 몸 두께만 보면 역대 KBL 외국선수 최고수준.
실전서 막강한 파워가 가장 눈에 띄었다. 로드가 크레익과의 몸싸움서 튕겨나오면서 공을 놓치는 장면이 몇 차례 나왔다. 크레익은 자신과 신장은 비슷하지만, 상대적으로 발이 빠른 밀러를 막는 것도 큰 문제가 없었다.
골밑 공격 과정에서의 발 놀림도 예사롭지 않았다. 피벗은 유연했고, 페이크는 날카로웠다. 결정적으로 패스능력이 좋다. 시야가 넓고, 패스 타이밍이 날카롭다. 속공 가담도 크게 나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리카르도 라틀리프에게 질 좋은 패스도 내줬다. 슈팅 능력도 괜찮았다. 슛 거리는 길지 않아 보이지만, 자유투 3개를 모두 넣었다.
KBL을 처음으로 경험하는 외국선수가 이타적인 마인드가 있으면 팀 농구 적응이 빠를 수밖에 없다. 농구관계자들에 따르면, 크레익이 처음에는 득점보다 어시스트에 치중했다. 그러나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자신의 득점과 어시스트 비율을 이상적으로 맞춰나가고 있다.
기술과 힘을 겸비한 수준급 외국선수들과의 매치업, 수비조직력이 좋은 팀을 경험해야 크레익의 진정한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도 크레익이 언더사이즈 빅맨으로서 수준급 경쟁력을 갖춘 건 분명해 보인다. 이상민 감독은 "BQ가 좋다. 1라운드만 지나면 팀 플레이에 적응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크레익이 맥도웰만큼의 파괴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 감독은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라고 했다. 맥도웰 역시 크레익처럼 엄청난 힘을 바탕으로 골밑에서 남다른 득점력을 뽐냈다. 둔해 보여도 속공 가담이 준수했다. 중거리슛도 정확했다.
맥도웰이 뛴 시절과는 달리 현재 KBL은 수비전술이 발달했다. 예전과는 달리 수비자 3초룰도 없다. 크레익이 점점 더 파괴력을 끌어올린다면 수비수들이 잠시라도 크레익을 2~3중으로 괴롭힐 수 있다. 결정적으로 삼성 메인 외국선수는 라틀리프다. 크레익은 라틀리프뿐 아니라 김준일과도 출전시간을 분배해야 한다. 2~3쿼터가 주요 활동시간이다. 맥도웰 이상의 파괴력을 뽐내는 게 쉽지 않은 이유다.
그러나 크레익이 맥도웰만큼은 되지 못해도 삼성을 충분히 먹여살릴 수는 있다. 2~3쿼터에 라틀리프와 크레익이 동시에 위력을 뽐내면 삼성 전력 자체가 올라간다. 크레익에겐 김태술과 주희정이라는 좋은 포인트가드도 있다. 크레익이 올 시즌 삼성 전력의 키를 쥐었다.
[크레익.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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