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해커는 최선을 다했다.
NC의 에이스 에릭 해커는 이번 가을 진정한 에이스로서의 면모를 뽐내고 있었다. 사실상 마운드 쪽에서 NC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행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해커는 지난 21일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이닝 2실점, 3일 휴식 후 펼쳐진 25일 4차전서 7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포스트시즌 통산 첫 승까지 챙겼다.
공교롭게도 NC는 해커가 나온 플레이오프 2경기서 2승을 챙겼다. 1차전은 해커가 7이닝 호투를 통해 9회말 짜릿한 역전승을 뒷받침했고, 4차전에서는 본인이 직접 승리를 일궈냈다. 시리즈 3승 중 무려 2승을 책임진 이번 가을 해커의 승률은 100%였다.
다만 투구수와 등판 간격이 다소 걸렸다. 지난 21일 투구수는 97개, 25일은 105개였다. 총 202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해커는 이날 등판으로 최근 열흘 간 무려 3차례에 마운드에 오른 셈이 됐다. 단기전이라 가능한 무리한 일정이었다.
해커는 지난 4차전 승리 이후 4일 휴식을 가진 뒤 이날 등판했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지난 플레이오프 1차전 때의 구위를 선보였다. 커터, 투심,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사용하며 두산 타선을 효과적으로 요리했고, 좌우 코너워크와 낮은 제구가 동시에 이뤄지며 장타도 최소화했다.
하지만 해커는 철인이 아니었다. 1-1로 맞선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는 갑작스런 제구 난조로 선두타자 박건우를 사구로 출루시켰다. 이어진 2사 3루 위기서는 슬라이더를 뿌렸으나 포수 뒤로 넘어가 폭투가 되며 허무하게 실점했고, 흔들린 그는 김재환에게 우월 솔로포를 맞으며 쓸쓸하게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힘이 빠진 결과였다.
결국 해커는 이날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그는 열흘 간 무려 298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해커의 8회초 난조에 대해 돌을 던질 사람은 없다. 그는 최선을 다했다.
[에릭 해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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