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실력만큼 개성 있는 언변을 지닌 서울 SK 신인 최준용(22, 200cm)이 야망을 드러냈다. 노리는 건 신인상이 아닌 우승이란다.
최준용은 지난 30일 열린 창원 LG와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 선발 출전, 33분 38초 동안 7득점 12리바운드 1어시스트 3블록을 기록했다. SK는 김선형(28득점), 테리코 화이트(27득점)의 폭발력까지 묶어 100-82로 승리했다.
데뷔 후 가장 낮은 7득점에 그쳤지만, 최준용은 SK의 재역전승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했다. 리바운드, 수비에 초점을 맞춰 LG의 높이에 맞선 것. 실제 12리바운드 3블록은 개인 1경기 최다기록이었다. 이 가운데 공격 리바운드가 5개에 달했던 것도 SK가 후반에 폭발력을 뽐낸 원동력 가운데 하나였다.
또한 이날 승리는 최준용이 프로 데뷔 후 3경기 만에 경험한 첫 승이기도 했다. 경기 전날 “내일은 첫 승하게 해줄게”라고 말한 김선형이 약속을 지켜준 셈이다. 최준용은 “대표팀에서는 공격을 해결하는 선수가 많았지만, SK는 아무래도 적다. 그래서 왜 다들 ‘김선형, 김선형’하는지 알겠더라”라고 말했다.
최준용은 이어 연세대 재학시절 한솥밥을 먹은 박인태(LG)와의 맞대결에 대해 “다른 팀에서 뛰는 게 이상했지만, 스포츠는 냉정한 곳”이라고 답했다.
최준용은 이종현(모비스), 강상재(전자랜드)와 더불어 올 시즌 신인 가운데 ‘BIG.3’로 꼽힌다. 3경기서 평균 9득점 10.3리바운드 1.7블록을 기록하며 기량을 증명해보이고 있다.
이종현이 부상 탓에 데뷔전을 뒤늦게 치를 것으로 보여 현 시점에서는 강상재, 최준용이 신인상에 근접한 선수들이다. 실제 강상재는 공공연하게 “신인상을 목표로 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힌 터.
이에 대해 전하자 최준용은 손사래를 쳤다. 그리곤 “신인상이 아닌 우승이 목표다. 우승만 생각하고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당찬 포부였다. 최준용은 이어 “다만, 가능하다면 리바운드상은 받고 싶다”라며 비장한 한마디를 더했다.
리바운드 1위는 1997시즌 프로농구 출범 후 20시즌 동안 대부분 외국선수들이 타이틀이었다. 상대적으로 체격조건이 좋은데다 역할, 포지션까지 고려하면 당연할 수밖에 없는 현상이었다.
물론 예외도 있었다. 최준용처럼 연세대 출신 신인 서장훈이 국내선수 신분으로는 유일하게 리바운드 1위를 경험한 선수다. 공교롭게 당시 서장훈의 소속팀도 SK였다. 서장훈은 1998-1999시즌 평균 13.97리바운드를 기록해 조니 맥도웰, 워렌 로즈그린 등 외국선수들을 제치고 이 부문 1위에 오른 바 있다.
최준용은 현재 10.3리바운드로 국내선수 가운데 독보적 1위에 올라있다. 2위는 오세근(KGC인삼공사, 7.7리바운드). 외국선수까지 통틀면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위는 리카르도 라틀리프(삼성)의 13.7리바운드다.
최준용이 3경기 모두 9리바운드 이상을 기록했지만, 사실 국내선수가 리바운드 1위를 차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더불어 시즌 막판 최부경이 복귀한다면, 최준용의 역할에도 미세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물론 정말 중요한 것은 ‘리바운드 1위’라는 숫자가 아니다. 최준용이 SK의 가려운 부분을 얼마나 긁어주느냐가 팀은 물론 본인도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일 터.
SK의 주장 김선형은 “(최)준용이는 우리 팀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고 있다. 궂은일, 리바운드 참여를 잘해준다. 기동력도 좋아 다방면에서 활용하는 게 가능하다. 승부욕은 신인 때 나를 보는 것 같다. 오버하는 것만 조금 줄이면 더 좋을 것 같다(웃음)”라며 최준용의 빠른 프로 적응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인상 대신 우승, 가능하면 리바운드 1위”라며 당찬 포부를 밝힌 최준용이 향후에는 얼마나 SK의 부활에 기여할지 궁금하다.
[최준용.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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