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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스스로 복을 걷어찼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강정호는 2일 새벽 술을 마신 상태로 운전하다 삼성역 사거리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났다. 강정호의 당시 혈중알콜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84%였다.
강정호는 지인과 술을 마신 뒤 본인의 차량을 직접 운전해 투숙하고 있던 호텔로 이동하던 중 사고를 냈다. 특히 사고를 감추기 위해 동승했던 지인 A씨에게 음주 사고를 떠넘기고 숙소로 들어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A씨는 자신이 운전대를 잡았다며 경찰과 임의동행했지만 조사 결과 운전자는 강정호였다.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 동안 흘린 땀방울이 단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인 그다. 강정호는 2015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구단과 계약을 맺었다. 그는 KBO리그에서 빅리그로 직행한 최초의 야수였다.
이후 데뷔시즌이던 지난해 126경기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냈다. 내셔널리그 올해의 신인 3위에 오른 성적이었다. 지난해 9월 크리스 코글란의 거친 슬라이딩에 무릎을 다치며 의도치 않게 시즌을 마감했으나 구단과 팬들은 그의 재활에 전폭적인 지원과 응원을 보냈다. 1년 만에 미국에서 입지를 다진 그였다.
올 시즌에는 103경기밖에 나서지 않았는데도 타율 0.255 21홈런 62타점을 기록했다. 2년 차를 맞이해 더욱 리그에 적응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미국 언론도 향후 강정호의 가치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미국 팬그래프닷컴은 강정호를 메이저리그 최고의 저비용-고효율 3루수로 꼽으며 유격수까지 겸할 경우 1800만 달러(약 210억 원)의 가치를 지닐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도 “강정호가 션 로드리게즈가 빠진 피츠버그 내야의 중심을 잡으며 유격수, 3루수를 병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탄탄대로만이 펼쳐질 그였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성폭행에 연루된 지 채 6개월도 안 돼 음주운전 뺑소니라는 사고를 저질렀다. 게다가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동승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동까지 범했다. 강정호의 지난 새벽 선택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강정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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