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영화 '커튼콜'이 장현성, 박철민 등 명배우들의 메소드 연기로 러닝타임 94분을 꽉 채웠다. 장현성과 박철민이 끌고 신예 이이경, 채서진 등이 밀며 새 장르, 라이브 코미디물의 탄생을 알렸다.
2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왕십리에서는 영화 '커튼콜'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류훈 감독과 출연배우 장현성, 박철민, 유지수, 채서진 등이 참석해 작품과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커튼콜'은 라이브 코미디 영화다.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삼류 에로 극단이 우여곡절 끝에 마지막 작품으로 정통 연극 '햄릿'을 선보이게 되고 이후 예상치 못한 위기와 돌발 상황을 겪으면서 좌충우돌 무대를 완성해간다는 내용이다.
류훈 감독은 "최근 작품들에서 갈증을 느꼈다. 너무 멋진 사람들만 주인공으로 나오는 작품이 많더라. 그래서 루저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라며 "루저들이 끝까지 무엇인가를 해내는 이야기 말이다. 그 이유는 우리 삶이 그렇지 않느냐. 원하지 않았던 일들의 연속이고 그걸 이겨내고, 한 번 시작된 것은 그만둘 수가 없기에 원하는 걸 끝까지 해낸다. 그런 모습을 그려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는 마치 눈 앞에서 실제 연극을 지켜보는 것처럼 생동감 넘치게 스크린 속에 담아냈다. 무대 안과 밖을 오가는 주인공들의 가슴 찡한 사연은 공감을 자극하며 감동을 안긴다.
장현성은 극 중 민기 역할로 분했다. 꿈에 그리던 연극 '햄릿'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한 때는 촉망 받는 연극 지망생이었지만 지금은 에로 연극을 무대에 올리며 간신히 생계를 유지해가고 있는 삼류 연출가. 하지만 마지막 무대에 '햄릿'을 올리기로 마음 먹으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박철민은 삼류 에로 극단을 이끄는 프로듀서 철구 역할을 연기했다. 민기의 절친한 동료이자 무대 위 돌발 상황에서도 기지를 발휘하는 인물. 명불허전 코믹 연기에 거침없는 19금 입담까지 뽐내며 영화의 웃음을 책임졌다.
특히 장현성과 박철민 역시 실제 연극 무대에서도 활발하게 활약해온 만큼 맡은 역할에 더욱 완벽하게 빙의한 모습이었다.
장현성은 "민기 캐릭터가 내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 역시 한교에서 연극을 공부하고 사회에 나와서는 직업 연극인으로 밥벌이를 해야 했다. 그런 고단함을 겪었었다. 현재 대학로 예술인들이 겪고 있는 일이기도 한다. 이런 감정들이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박철민 또한 "역할에 감정 이입이 많이 됐다. 작은 배우의 실제 가슴앓이가 철구라는 캐릭터에 반영됐다. 그래서 부끄럽기도, 신나기도, 행복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장현성, 박철민과 함께 이이경, 채서진, 고보결 등 충무로 차세대 블루칩들이 대거 출연해 신선함을 더했다. 여기에 실제 연극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유지수와 서호철, 강지원 등 명품 조연들이 총출동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커튼콜'엔 웃음과 더불어 이들의 뜨거운 연기 열정, 배우로서의 고단한 삶 등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어 더욱 감동을 자극한다.
그런 만큼 이번 작품은 배우들에게 그 어떤 영화보다 특별한 의미로 남았다. 박철민은 눈물까지 왈칵 쏟으며 "우리 영화는 가난한 영화이지만 어느 현장보다 뜨겁고 따뜻했다"고 얘기했다.
장현성은 열변을 쏟아냈다. 그는 "우리 영화는 예산도 많이 들지 않았고 홍보 여건도 좋지 않다. 이 자리 역시 옹색하고 초라하다"라며 "개봉관 수도 많지 않아 관객분들이 영화를 보려면 조금 수고를 들이셔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약간의 수고만 해주신다면 새로운 감동, 잊을 수 없는 시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