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이정현이 빅매치 승부를 갈랐다.
오리온과 KGC의 맞대결. 단신 외국선수 오데리언 바셋(오리온)과 키퍼 사익스(KGC)이 가장 볼만한 매치업이다. 화려한 플레이를 즐기고, 팀 공격 밸런스를 깨지 않는 선에서 누가 폭발력을 극대화하느냐가 중요했다.
바셋은 4일 삼성전을 통해 슬럼프 탈출 기미를 보였다. 특유의 치고 받는 농구, 즉 빼줄 때 빼주고 치고 들어가서 공격할 때 하는 특유의 스타일을 회복했다. 그동안 자신의 뭔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오리온 특유의 풍부한 장신포워드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자신의 가치도 높이는 방법을 서서히 터득하는 단계였다.
반면 사익스는 바셋보다도 KBL 적응이 더뎠다. 테크니션인 건 분명한데 KGC의 풍부한 국내선수들과 유기적으로 화합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딱히 개인플레이를 일삼는 건 아닌데 자신의 폭발력 자체에 기복이 있었다. 김승기 감독도 "경기력은 불안정하다"라고 인정했다.
두 사람의 폭발력이 팀 농구에 어떻게 융화되느냐가 중요한 승부처로 예상됐다. 실제 외국선수 2명이 같이 뛰는 2~3쿼터에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력이 엇비슷한 두 팀의 승부는 4쿼터에 갈렸다.
결정적인 키플레이어는 역시 헤인즈와 사이먼이었다. 메인 외국선수이자 4쿼터 승부처를 책임지는 해결사이기 때문이다. 실제 두 팀의 공격 자체가 헤인즈와 사이먼을 위주로 돌아간다. 오리온 특유의 유기적인 패스게임이 막힐 때 마무리는 헤인즈 몫이다. 사이먼은 오세근과 함께 뛰면서 40분 내내 오리온의 미스매치를 유발한다. 정통센터가 없는 오리온은 이승현이 사이먼과 오세근을 번갈아 막고 나머지 선수들이 남은 공격수에게 도움수비와 로테이션을 시도했다.
헤인즈는 득점만 보면 자신의 몫을 해냈다. 하지만, 3쿼터까지 턴오버가 무려 6개였다. 딱히 무리한 플레이를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조그마한 볼 캐치 실수가 잦았다. 또한, 헤인즈는 수비수들의 움직임을 역이용, 지능적으로 디펜스파울을 얻어내는 데 능하다. 수비수 입장에선 억울 할 때도 있다. 그러나 심판진은 관대하게 봤다. 헤인즈는 경기 내내 판정에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나 헤인즈는 헤인즈였다. 4쿼터 승부처가 되자 무섭게 경기에만 집중했다. 4쿼터 초반 이승현에게 절묘한 패스를 연결, 골밑 득점을 도왔다. 중거리슛 정확도가 평소보다 떨어지자 차분하게 돌파에 의한 점수를 만들었다. 확률높은 공격으로 승부처를 이끌었다. 전투적인 공격리바운드 참여도 돋보였다.
이승현도 8점 뒤진 3쿼터 막판 3점플레이와 종료 3점버저비터, 4쿼터 공격리바운드와 스틸 등 묵묵히 팀에 헌신했다. 경기 흐름이 KGC로 완벽히 넘어가려는 찰나에 항상 상대 흐름을 차단하는 이승현이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KGC가 웃었다. 오리온은 조그마한 실책이 나왔고, KGC는 경기종료 17초전 이정현이 스틸에 이어 레이업 득점을 성공, 승부를 극적으로 뒤집었다. 이후 오리온은 이승현이 바스켓카운트를 얻었으나 추가자유투를 넣지 못했다.
KGC 사익스가 리바운드를 잡고 폭발적으로 치고 나갔다. 이때 오리온 김강선이 U파울을 범했다. 그냥 두고 수비를 해야 했으나 결정적인 미스였다. KGC는 사익스가 자유투 1개를 넣어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종료 3.5초전 시도한 마지막 공격서 이정현이 우측에서 극적인 사이드슛을 성공, 극적으로 승리했다. 이때 이정현의 스텝은 트레블링인 듯했다. 공을 잡고 첫 스텝을 잡은 뒤 양 발을 순간적으로 떼는 장면이 있었다. 그러나 비디오판독 끝에 득점이 그대로 인정됐다.
오리온 헤인즈와 이승현이 다 만들어놓은 게임이었다. 그러나 마무리가 원활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턴오버가 잦았다. KGC는 그 틈을 파고 들었고, 이정현이 해결사 역할을 완벽히 해내며 히어로가 됐다.
[이정현. 사진 = 고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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