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올해 영화계는 '아가씨'를 통해 김태리를 발견했고 '곡성'에서 주인공 딸 역할을 맡은 김환희의 파격적인 열연에 충격을 받았던, 그리고 '가려진 시간'으로 몽환적인 이미지의 신은수를 본 한 해였다. 이어 2016년 대미를 장식하는 12월에 개봉한 '판도라'(감독 박정우 제작 CAC엔터테인먼트 배급 NEW)에 등장하는 연주 역의 김주현을 통해 '충무로 새 얼굴'에 정점을 찍는다.
영화 '판도라'에서 연주는 사랑하는 남자이자 원자력 발전소 직원 재혁(김남길)과 그의 가족들을 지키고자 하는 연주 역을 맡았는데, 그동안 연기 필모그래피가 적은 그가 극의 절반을 이끌어 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스로 '신인배우'라고 소개하지만, 지난 2007년 영화 '기담'으로 데뷔했고 2014년 SBS 드라마 '모던파머' 등에 출연한 바 있다. '판도라'를 통해 그는 연기에 대한 재미와 열정을 다시 깨웠다고 말했다.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재난극이라서 촬영현장이 힘들어서 그렇지, 분위기는 선배님들도 그렇고 따뜻하게 가족처럼 대해주셨어요. 제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는 문정희 선배님이나 김영애 선생님, 김남길 선배님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김주현은 당찬 걸크러쉬 캐릭터인 연주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촬영 전부터 스쿠터 운전을 배웠고 심지어 대형버스 운전면허증도 취득했다. 극 중 연주는 위기에 빠진 마을 사람들을 대형버스에 태우고 직접 운전을 하는데, 김주현은 대역없이 이를 직접 해냈다. 가녀린 외모에서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라, 영화 속에서 그의 활약은 더욱 눈길을 끈다.
"영화 들어가기 전에는 아무래도 신인이라서 역할 자체가 크다보니까 위험부담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감독님께서 스쿠터 연습이나 운전면허를 체크해주셨고 사투리도 해야했어요. 연기 선생님의의 도움을 받아서 사투리 대사 녹음을 해서 감독님에게 보내드리기도 했어요. 입에 붙기 전까지는 감독님에게 체크를 받았던 것 같아요."
김주현의 '판도라' 촬영 한 달 전 일정은 새벽에 나가서 대형버스 운전 연습 3시간에 스쿠터 연습, 권투를 통한 체력관리와 사투리, 연기 연습으로 하루를 꼬박 채웠다. 인터뷰 도중에도, 당시 '판도라'를 통해 입에 붙은 사투리를 해보이는 김주현은 사실 사투리에 대한 고충보다는 표현방식에 대해 고민했다. 전작이었던 '모던파머'에서는 연변 사투리를 썼는데, 당시에도 연기적인 고민이 더 컸고 전체적으로 과장되거나 오버하지 않아야한다는 생각이었다.
"박정우 감독님과 첫 미팅 때, 감독님이 '다시는 볼 일 없겠구나'라고 생각하셨대요.(웃음) 연주 캐릭터는 과하고 드센 이미지를 생각하셨는데 저는 여성스러운 느낌이 있어서 그랬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대화를 하면서 다음 오디션 일정을 바로 잡아주셨고, 그때 제가 얘기하는 거나 눈빛을 보고 생각이 달라지셨다고 하셨어요."
김주현은 극 중 남자친구로 등장한 김남길과 그의 어머니로 열연을 펼치는 김영애, 김남길의 형수로 나오는 문정희 등에 고마움을 드러냈다. 스스로 신인이라 말했듯 촬영 현장 경험이 많지 않았던 김주현이 맡기에는 상대적으로 큰 비중의 캐릭터에 대한 압박에서 많이 벗어나게 해준 조력자들이었다.
"김영애 선생님에게 가장 감사했던 것은, 선생님이 그냥 계시는데 정말 어머니 같았다는 거예요. 걸어가시고 말씀을 내뱉으시면 어떠한 뭔가를 하지 않으셔도 어머니 같은 부분이 있어서 컷이 나고도 울컥하고 감정적인 여운이 많이 남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보이지 않는 통화하는 장면 등에서 김남길 선배님이 실제로 통화를 해주셔서 감정을 끌어낼 수 있었어요. 감독님에 대한 믿음 또한 마찬가지였고요."
'판도라'를 통해 연기에 대한 열정을 다시금 깨운 김주현은, 이번에는 연주 캐릭터와 상반된 다른 이미지의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그동안 연기에 대한 갈급함이 컸다"라고 강하게 의지를 표명했다.
"전 신인이라고 표현하는게 맞는 것 같아요. 연기를 한 기간에 비해 작품 수가 적어요. 그리고 '판도라'를 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된 것도 있어요. 배우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작품을 할 때도 마음이 움직여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요즘 힘드신 분들에게 '판도라'가 좋은 영향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길 바라요."
[김주현.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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