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오히려 앞으로가 더 두렵다."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올시즌 FA컵에서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올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하위스플릿으로 떨어지는 등 극심한 부진을 보였던 수원은 FA컵 결승전에서 서울에 극적인 승부차기 승리를 거두며 시즌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수원은 올해 FA컵 우승으로 지난 2010년 FA컵 우승 이후 6년 만에 우승트로피를 차지했다. 지난 2012년 12월 수원의 감독으로 취임한 서정원 감독은 프로무대서 4시즌 만에 처음으로 감독으로서 첫 우승을 맛봤다.
올해 수원은 K리그 클래식에서 유독 무승부가 많았고 경기 종료 직전 실점으로 다이겼던 경기를 놓치는 일이 빈번했다. 지난 7월 울산 원정과 지난 10월 열린 수원더비에선 경기 종료 직전 잇단 실점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역전패를 당했고 팬들은 선수단과 구단에 해명을 요구하는 등 힘겨운 시간도 있었다.
서정원 감독은 8일 축구회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파란만장한 올시즌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수원은 지난 2013년 전후로 구단예산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팀 운영 정책도 변화했다. 검증된 스타플레이어 영입보단 유소년 육성으로 구단 운영 방향이 달라졌다. 서정원 감독은 "K리그 팀중에서 우리팀이 유스 비중이 가장 많을 것이다. 보유한 유스선수도 가장 많을 것"이라며 "권창훈은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고 이종성도 올해 두드러지게 활약하면서 성장했다. 구자룡도 있고 부상으로 뛰지 못했지만 민상기와 연제민 등도 있다. 시즌초에 활약했던 김건희도 있다. 오른쪽 측면의 장호익도 좋은 활약을 했다"며 "우리가 많이 아팠던 만큼 유스가 많이 성장한 소득도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서정원 감독이 FA컵 우승 트로피를 가져 오면서 수원은 6년 만의 우승에 성공했다. 또한 역대 수원 감독 중 유일하게 우승 트로피가 없었던 서정원 감독은 감독으로서 자신의 프로무대 첫 우승을 차지했다. 서정원 감독은 우승에 대한 부담을 극복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아직은 멀었다"며 "우승을 했다고 해서 조금도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앞으로가 더 두렵다. 기분은 좋지만 며칠 시간이 지나면서 잊었다. 지금은 내년시즌을 어떻게 준비할지가 머리속에 가득하다"고 답했다.
서정원 감독은 유스 육성 위주로 팀이 운영되는 것에 대한 고민도 나타냈다. 서정원 감독은 "우리 구단이 추구하는 것은 젊은 팀이다. 유스에 대해 집중한다"면서도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분명히 시간이 필요하다. 어떻게 보면 힘든 과제다. 그런것에 대해 더 고민하고 생각해야 한다. 다른 일보다 힘든일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또한 "팬들의 눈높이가 있다. 우리 구단에선 유소년 육성을 중점으로 잡고있다. 팬분들의 눈높이는 높이 올라가 있다. 그것으로 인한 차이를 맞춰나가는 것은 쉽지는 않다. 씨를 뿌려 바로 열매를 따려고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지만 아직은 멀었다"고 덧붙였다.
올시즌 중반 팀이 부진을 거듭하면서 서정원 감독은 사퇴도 생각했었다. 서정원 감독은 "솔직하게 사퇴를 생각했다"며 "한시즌을 보내면서 사퇴를 생각 안할 수 있는 감독이 과연 몇명이나 있을까 생각한다. 나도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원은 나에게 소중한 팀이다. 힘들 때 사퇴를 생각했지만 돌파구가 무엇일지 생각했다. 내가 사퇴를 하게 되면 선수들에게 큰 반전이 되어서 반등의 요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사퇴를 생각했다. 하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책임감이 없어 보였다. 선수들이 나를 믿고 지금까지 함께한 4년의 시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서정원 감독은 올시즌 타리그의 클럽으로부터 이적제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선 "제의도 있었지만 생각을 접었고 이야기도 꺼내지 말라고 했다"며 "수원을 놓고 가고 싶지는 않다. 수원에서 정이 많이 들었고 이 팀에서 사랑을 받았다. 이 팀의 감독을 하면서 우승컵을 다시 한번 따내야 한다. 6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지만 리그나 챔피언스리그가 남아있다. 조그마한 우승을 하나했기 때문에 다른 우승도 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며 또다른 우승 트로피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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