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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언제부터 날 좋아할 거 같아? 그런 거 있어? 날 사랑할 계획."
8일 밤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극본 박지은 연출 진혁) 8회에서 심청(전지현)이 허준재(이민호) 앞에서 눈을 크게 치켜 뜨고 물었다. '좋아할 계획'이라니.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에 '계획'이라는 게 있을 리 없지 않은가. 곧바로 허준재는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했다. "난 너 사랑할 계획, 예정, 이런 거 전혀 없어.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게 그게 쉽냐? 그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야."
심청은 순수하게 허준재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인간 세계로 걸어 들어온 인어다. 과거 스페인에서 준재와 사랑에 빠졌고, 그 감정을 잊지 못하고 약속을 지키려 한국에 왔다. 사랑하니까 보고 싶고, 보고 싶어서 함께 있는 게 좋은 아주 1차원적인 '사랑'이다.
세상 사람인 준재는 알만 큼 안다. 어린 시절 아버지 허일중(최정우)와 어머니 모유란(나영희)의 사랑이 깨어지는 걸 봤던 탓에 사랑이 얼마나 부질 없는 것인지 뼛속까지 알게 됐다. 사랑이란 감정의 시작보단 끝을 더 잘 아는 인물이다. 그래서 준재는 청에게 말한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사람이 사람한테 실망하는 일이야. 겉만 보고 좋아하는 마음 생겼다가도 금방 실망하게 되는 게 사람이라고."
사랑의 아픔을 모르는 청은 반기를 든다. "아니던데. 난 사랑하는 일이 가장 쉽던데 안 하려고 안 하려고 해도 사랑하게 되던데. 실망은 아무리 하고 싶어도 안 하게 되던데 사랑이 다 이기던데."
준재의 눈빛이 흔들렸다. 아마도 이 때 쯤이었을까. 준재는 목소리가 좋지 않은 청의 전화를 받고 한달음에 한강으로 달려 간다. 청은 "나는 너에게 아무것도 말해 줄 수 없어. 난 비밀투성이야. 그치만 내 비밀 때문에 네가 아프거나, 다치거나 상처 받는 거 싫어. 나 돌아갈게. 내가 원래 있었던 데로 더 늦기 전에" 하고 준재에게 말했다. 준재는 청을 붙잡았다. "혹시 널 좋아할 계획 있으면 얘기해 달라고 했지? 생겼어. 계획. 그러니까 가지마."
'좋아할 계획'이라는 게 있을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는 준재가 언제쯤 자신을 봐줄지에 대한 귀여운 고백이었다. 이 같은 청의 말에 준재를 비롯한 시청자들은 흔들렸고, 사랑에 빠져 매료됐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순수한 시각의 인어 청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전달하고 있다. 앞서, '기다려', '사랑해'라는 말을 정의를 인어의 시각에서 새롭게 정의하면서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위로했다. 거짓말을 할 때 사람의 습성, 돈에 치여 매일의 행복을 놓치는 사람들 등을 인어의 시각에서 풀어내며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주고 있다.
[사진 = SBS '푸른 바다의 전설' 방송화면 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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