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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개그맨 김준호는 후배들의 봉양이 필요한 '독거노인'이거나 '개그계의 아버지'였다..
9일 밤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김준호가 출연했다. 기혼자인 그는 "저는 혼자 산지가 5년이다"라며 "아내가 사업 때문에 왔다 갔다 한다. 혼자 산다"라고 강조했다. 김준호는 개그맨 후배 정명훈과 함께 살다가 혼자 산 지는 2개월이 됐다.
김준호는 후배들의 지극한 봉양이 필요한 독거노인이었다. 집안에 보일러 켜는 법을 몰랐던 김준호는 정명훈을 호출했다. 김준호는 정명훈에 전화해 "보일러 켤 줄 모르겠다. 집이 너무 춥다"라며 "와서 켜 달라"고 했다. 이어 몇 가지 생필품까지 사오라고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김준호는 또 후배 유민상에게 전화를 걸어 "내 컴퓨터가 좋지 않아서 게임이 안 된다"라며 컴퓨터를 봐 달라고 주문했다. 정명훈은 직접 김치찌개까지 사와 아침밥을 차렸다. 보일러를 직접 켜주고 집안 살림살이를 살뜰하게 챙겼다. 이어 즉석밥 세 개를 들고 나타난 유민상은 집에서 김준호의 컴퓨터를 봐 주고 식사를 함께 했다.
김준호는 오나미를 호출해 새치 염색을 부탁했다. 김승혜는 직접 운전을 해 함께 공연장으로 향했다. 공연 이후 함께 하는 식사 자리에는 정명훈, 유민상, 오나미, 김승혜가 모였다. 모두 김준호에게 '봉양'을 해줘야 하는 신세였지만, 기꺼이 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김준호는 "오늘 보일러 봉양 정명훈, 컴퓨터 봉양 유민상, 염색 봉양 오나미, 운전 봉양 김승혜가 있었다"라며 "오늘 느낀 점이 '아 주변에 사람이 있으니까 사는 거구나' 했다"라고 말했다.
반면, '개그계의 아버지' 같은 면모도 있었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김준호는 개그맨 후배들의 정신적 지주"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제가 '개그계의 아버지' 개버지라고 부른다"라며 "제가 몇 년 씩 일이 없을 때 '네가 5년 뒤에도 일이 없으면 술집 차려 주겠다'고 했다. 이름을 '나래바'로 짓자고 했는데, 그게 나래바의 전신이다"라고 했다. 그는 또 "저랑 김지민 씨랑 너무 힘들 때 일이 없어서 한 달에 2,30만원씩 벌 때, 모교 행사 때 저희를 불러서 50만원씩 주더라"며 "당시 김준호 앞으로 150만원의 페이가 나오는 거였는데, 우리를 굳이 불러서 돈을 챙겨 준 것"이라며 미담을 투척했다.
김준호는 "후배들은 나에게 가족 같은 존재다"라며 "내게 아기가 없지 않느냐. 정말 소중한 존재"라고 했다. 더불어 개그에 대한 남다른 철학도 드러냈다. "요즘 '개콘'을 잠시 쉬고 있는데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단 생각 때문"이라며 "'개콘'은 헝그리 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살아 있는 '개그 콘서트'의 역사인 김준호는 "최장수 코너는 '달인'이고 2위가 '집으로'다"라고 '개콘'에 애정을 드러냈다. 더불어 "60까지 현역에서 열심히 개그를 하고 싶다"며 "후배들이 따라올 수 있는 길이 되고 싶다"고 바라 눈길을 끌었다.
[사진 = MBC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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