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마스터', 잠깐의 통쾌함을 위해 고구마 같은 현실을 100분 이상 따라가야한다.
영화 '마스터'(감독 조의석 제작 영화사 집 배급 CJ엔터테인먼트)는 '감시자들'을 연출한 조의석 감독의 신작으로 이병헌과 강동원, 김우빈 등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으로 화제가 된 작품이다. 뒤숭숭했던 2016년에 방점을 찍는 영화로, 시국과 공교롭게도 실존인물인 조희팔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마스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는 단연 이병헌이 연기한 진현필 회장이다. 진현필은 소위 '다단계' 회사의 대표이자 악어의 눈물을 흘려가며 소시민들의 통장을 털어먹는 캐릭터로, 변화무쌍한 모습이 눈길을 끈다. 앞에서는 정의를 외치지만 무대 뒤에서는 곧바로 조직폭력배 수장이 되고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불도저처럼 모든 것을 밀어버린다.
이병헌은 143분의 짧지 않은 러닝타임 동안 '마스터' 전체를 이끌어간다. 캐릭터가 가진 힘도 있지만 이병헌이라는 배우가 갖는 배우로서의 아우라와 존재감이 확실하다. 또 김엄마 역의 진경과 역대급 사기를 치는 모습에서 터져나오는 실소들은 '내부자들'과는 또다른 성공적인 변신이다.
그런가하면 데뷔 이래 처음으로 정의로운 형사 역을 맡은 강동원은 조금 아쉽다. '검은 사제들'에서 최부제 역, '검사외전'에서 사기꾼으로 다각적인 매력을 보였던 강동원은 평면적인 캐릭터에서 힘을 못쓰는 모습이다. 외적으로도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진현필 역할에 비해 단조로움이 느껴진다는 불리함이 있는데, 작품의 톤앤매너라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의외로 어색함이 느껴지는 대사 처리는 열일하는 배우라는 수식어와 맞지 않는, 의아한 대목이다. 결단력있고 정의를 위해 맞서싸운다는 캐릭터 자체가 오히려 비현실적인 현 상황에서 강동원이 표현한 김재명 형사는 어색함이 감돌고 진현필과의 팽팽한 긴장감보다는 오히려 줄곧 끌려다니는 모습이다.
배우 김우빈은 의외로 선전했다. 진현필 회장과 김재명 형사 사이에서 배신자와 조력자 사이를 오가는 박쥐같은 박장군은 원네트워크 전산실장으로 근무하는 인물이다. 캐릭터가 가져다주는 역동성과 그 안에서 자신만의 생존 방안을 찾는 모습은 물 속에서 빠르게 물갈퀴질을 하는 새끼 오리같다. 김우빈은 박장군 역을 소화하며 톡톡 튀는 모습을 보였는데, 영화 '스물'에서 까불까불하고 꿈이 없던 치호가 머릿 속에 스치기도 한다.
엄지원과 진경은 여느 액션 범죄 영화가 그렇듯 중심인물인 남자들의 조력자 역으로 치고 빠지기를 담당하고 오달수는 내용이 한참 진행된 이후에 등장한다. 뉴스만 봐도 고구마 같은 빅이슈들이 터지는 상황에서, '마스터'는 꽉 막힌 도로의 끝자락에 미지근한 사이다 한 잔 정도다. '마스터'의 러닝타임 143분이 길게 느껴지지 않은 이유는 이병헌이 전체를 끌고가는 힘이다. 엔딩크레딧이 모두 올라갈 때까지 기다려, 진현필의 최종 모습까지 보는 것은 관객들의 선택이다.
['마스터'.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