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배우 이병헌은 '변신의 마스터'라 불릴 만큼, 작품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다양한 얼굴을 보인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악마를 보았다', '광해, 왕이 된 남자', '내부자들' 등을 통해 수없이 많은 작품들을 선보여왔던 이병헌은 '마스터'에서 희대의 사기꾼 진현필 역을 맡았다.
혹자는 '내부자들'과 '마스터'가 비슷하다는 의견들을 보인다. 전반적으로 흉흉한 시국과 닿아있는 사기꾼들의 이야기를 그린다는 점, 그리고 이병헌의 외모 변화 등이 그 이유. 하지만 '내부자들'에서 안상구 캐릭터가 20년의 변화를 두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됐다면, '마스터'는 사기를 위해 의도적으로 변화되는 외모다.
▼ '내부자들'과 비슷하다는 말에 대해?
"아마 그런 건 자꾸만 변화하는 모습이나 툭툭 내뱉는 말투 때문에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연기한 저로서는 전혀 그것을 신경쓰지도 않았고 비교해가면서 연기를 하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많은 변화들이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동안, 그렇지만 거긴 20년 이상의 변화가 있었어요. 그 당시 유행에 따라 헤어스타일 등이 변해요. 나이트클럽에서는 의도적으로 실패하고 초라한 인물처럼 보이려고 한 게 있지만 그 외 나머지는 시대의 변화와 잘 살고 있을 때와 못 살고 있을 때의 변화거든요. '마스터' 진현필은 흰머리, 수염도 기르고 필리핀 전통 의상을 입어요. 의도적인 것과 의도적이지 않은 것의 차이인 것 같아요."
▼ '내부자들'을 기점으로 여러 애드리브를 하고 있는데?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그 상황 속에 빠지려고 애를 써요. 맨 처음 제가 이 영화 결정을 안했을 때, 그 때 읽을 때 아주 몰입해서 봐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다음에 또 읽고 또 읽으면 온전하게 객관적으로 보기 힘들거든요. 나름 몰입해서 보려고 하니까 더 나가고 싶을 때가 있었어요. 어떤 대사는 굳이 할 필요가 없을 것 같고 바꾸고 싶기도 한데, 과연 거기에 대신할 수 있는 대사가 뭐가 있을까 감독과 상의를 하는 거예요. 그리고 머릿 속에 장난기가 발동해서 괜히 사람들 웃으라고 애드리브를 바꿔서 하면 썰렁하게 끝나는데 그 중에 한 번 걸릴 때가 있었어요. '모히또'가 그런 케이스였어요."
▼ 애드리브를 하려는 것도 결국 유머 감각에서 나오는 건데?
"생각지도 못한 데서 관객 분들이 웃고 생각한 데서 안 웃으면, 좌절감 보다는 '내 유머감각이 비틀려졌나? 보편성을 잃어가고 있나?' 싶을 때가 있어요.(웃음) 그래서 현장에서 간혹가다가 '아재개그'라고 놀림 받았던 것들이 떠올라요. 조승우가 특히 그랬어요."
▼ 평소 재미있고 희화되는 장면들을 좋아하나?
"웃기는 것을 좋아해요. 하지만 그렇게 하다가 씬의 의도를 벗어나는 것은 안된다고 생각해요. '내부자들' 이전에는 애드리브는 선호하지 않았고 위험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만약에 적절하게 희화화되면서 의미가 부여된다면 정말 더할 나위없을 것 같아요."
▼ 시국 때문에 '내부자들'이 재조명되고 '마스터'까지 이어지는 것에 대해?
"정말 너무 소름끼쳐요. 처음에는 장부 얘기가 이 영화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몰랐어요. 그런데 장부가 누구에게 돈을 주고 받는다는 의미더라고요. 그리고 해외도피 얘기도 나오고 갑자기 며칠 전부터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큰 이슈로 되는 단어가 됐어요. 또 초이컴퍼니라고 만들었더라고요. 그래서 소름이 끼쳤어요. 사실 시사성이 강한 영화라고 처음에 생각을 했다. 조희팔 얘기니까요. 그런데 이 시국과 맞닿을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 같아요."
[이병헌.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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