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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L 신인왕 구도가 흔들릴까.
빅3(이종현, 최준용, 강상재)의 KBL 데뷔 시즌. 신인왕 경쟁이 그 어느 시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초반 판도는 싱거웠다. 전체 1순위 이종현(모비스)은 발등 부상으로 아직 데뷔전조차 갖지 못했다.
3순위 강상재(전자랜드)는 장신 포워드가 즐비한 팀 사정상 김상규, 정효근 등과 출전시간을 나눠 가졌다. 심지어 고교, 대학 시절 거의 경험하지 못한 3번 역할을 간간이 수행하느라 적응기를 거쳐야 했다.
그 사이 2순위 최준용(SK)이 독주했다. 연세대 시절부터 3~4번을 오갔다. 대표팀에선 잠시 2번을 소화하기도 했다. 내, 외곽 공격에 능하다. 패스능력도 갖췄다. 키가 크면서 스피드도 좋다. 리바운드, 속공 피니셔 역할에도 능하다. 할 줄 아는 게 많으니 SK는 물론 KBL 적응도 강상재보다 빨랐다.
문경은 감독은 외국선수들과 김선형 위주로 공격 플랜을 짰다. 최준용은 문 감독의 주문을 충실히 수행했다. 의도적으로 자신의 공격을 자제했다. 높게 평가 받아야 할 대목이다. 많은 특급 유망주가 프로입단 이후 자신의 공격 지향성을 낮추는 건 쉽지 않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한 농구관계자는 "대학 시절보다 자신의 공격 역할이 줄어드는 걸 정신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1~2년차 선수들도 종종 있다. 그래서 최준용이 대단하다"라고 했다.
시즌 초반에는 경기당 10개 내외의 리바운드를 걷어냈다. 김선형과 속공 파트너로서 엄청난 위력을 보여줬다. 우려했던 수비력도 나쁘지 않다. 그러면서 득점이 필요할 때는 내, 외곽을 오가며 날카로운 공격력을 선보였다. 문경은 감독은 최준용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많은 출전시간을 부여 받은 최준용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건 당연했다.
최준용에게 악재가 발생했다. 11일 KGC전서 블록슛을 시도하고 내려오는 과정에서 왼쪽 무릎에 부상했다. 인대가 부분 파열됐다. 구단이 밝힌 결장기간은 2~3주. 실제 돌아와서 정상적인 경기력을 회복하려면 복귀 후 1~2주 더 걸릴 수도 있다.
반전의 조짐도 보인다. 강상재가 2라운드 중반부터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 최준용만큼 다재다능하지는 않다. 그래도 장점이 도드라진다. 장신이면서 슛 터치가 부드럽다. 미드레인지와 3점 라인 밖에서 높은 타점을 바탕으로 정확한 슈팅능력을 뽐낸다. 이 부분은 최준용보다 한 수 위다.
그동안 김지완, 정병국, 정영삼 등 1~2번 선수들과의 동선을 효율적으로 조정하지 못했다. 제임스 켈리, 커스버트 빅터 등 두 빅맨들과의 호흡도 원활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3번 움직임을 익히고 무빙슛을 확실하게 연마했다.
여전히 출전시간은 길지 않다. 그래도 임팩트가 있다. 각종 수치를 떠나서 전자랜드 컬러에 적응, 자연스럽게 실전서 잠재력을 표출하고 있다. 종종 미스매치를 활용한 공격이 돋보인다. 전자랜드가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할 부분. 14일 모비스전서도 승부처였던 4쿼터에만 7점을 몰아쳤다. 11월 30일 오리온과의 홈 경기서는 17점을 폭발했다. 크게 돋보였던 건 두 경기였지만, 최근 서서히 팀 공헌도를 높인다.
더 좋아질 여지가 있다. 유도훈 감독도 "전자랜드가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려면 포워드 라인의 득점력이 좋아져야 한다. 강상재가 한 단계 성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수비에서 좀 더 공헌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준수한 파워로 골밑 수비의 중량감을 높이면 수비력이 약한 켈리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최준용이 건강한 몸으로 돌아오고, 강상재가 지금처럼 순조롭게 성장하면 시즌 중반 이후 신인왕 구도는 알 수 없다. 물론 현 시점에선 최준용이 우세한 건 확실하다. 그러나 강상재는 "1~2 경기 못해도 조바심을 내지 않았다. 찬스가 생기면 자신 있게 공격을 시도한다. 시즌 막판에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종현의 신인왕 레이스 가세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KBL 규정상 신인왕은 시즌 일정의 절반(27경기) 이상 출전해야 한다. 올 시즌 3라운드는 내년 1월7일에 종료된다. 이종현이 그 전에 복귀, 시즌 최종전까지 완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는 최근 발등의 뼈가 붙었다. 13일부터 본격적으로 재활훈련을 시작했다. 데뷔전은 빨라도 1월 중순~말이다.
[최준용(위), 강상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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