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김기덕 감독은 불도저처럼 밀어붙인다. 저예산영화의 한계를 극복하고 선명한 메시지를 담아낸다. ‘제작이 가능할까’라는 물음표는 개봉 이후에 ‘과연 김기덕이다’라는 느낌표로 바뀐다. 원전폐해의 실상을 담아낸 ‘스톱’은 1,000만원의 저예산으로 혼자 각본, 소품, 조명, 촬영, 연출을 도맡아 만든 작품이다.
“‘스톱’은 제가 계몽영화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원전폐해의 실상을 절실하게 알리고 싶었어요. 원전은 한번 사고가 나면 모든게 끝입니다. 되돌릴 수 없어요. 경주지진에서도 알 수 있듯, 원전문제는 당면한 우리의 문제입니다. 모두 심각성을 갖고 대안을 찾아야할 때입니다.”
‘스톱’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방사능에 오염된 지역에 사는 임신한 부부가 도쿄로 이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방사능에 오염됐을지도 모르는 배 속의 아이를 낳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펼쳐진다.
“재난이 닥쳤을 때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다음 세대입니다. 근본적으로 자신보다 다음 세대와 생명을 걱정하게 되죠. 원전은 특히 더 그렇습니다. 체르노빌이 폭발한 다음 7년 뒤에 폴란드에서 아이가 불행한 모습으로 태어났잖아요. 우리는 이미 한번 목격을 했습니다. 그래서 원전 폭발 후유증과 아이의 탄생을 연결해 시나리오를 썼죠.”
‘스톱’에서 임신한 아내는 낙태를 고민하다 결국 낳기로 결심한 뒤 다시 후쿠시마로 돌아간다. 보통의 어머니라면 청정지역에 가서 아기를 낳으려고 할텐데, 극중 인물은 오히려 위험지역으로 들어가 출산을 감행한다.
“극중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이 아이가 괴물이면 우리도 괴물이다’. 인간이 편리하자고 만든 원전으로 아이가 불행하게 태어난다면, 그건 기성세대의 잘못이죠. 이런 시스템에 대한 강한 저항이 생겼을 거라고 생각했죠. 이 영화는 목적이 중요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극단적인 드라마가 필요했죠.”
[사진 제공 = 김기덕 필름]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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