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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장제원 의원과 표창원 의원이 출연한 '썰전-절친노트'가 토크쇼 못지않은 재미를 안겼다.
15일 밤 방송된 JTBC '썰전'에 지난 1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성을 지르며 설전을 벌여 화제를 모았던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출연했다.
MC 김구라는 "오늘은 저희가 부제를 붙였다. 예전에 제가 했던 프로그램인데, '장제원 표장원의 절친노트'"라고 말한 뒤 "섭외가 됐다고 그래서 깜짝 놀랐다. 대게 이런 경우 한쪽에서 하거나 한 쪽에서 거부하거나, 아니면 둘 다 거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 분 다 덥석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솔직히 말해 웃음을 안겼다.
장제원 의원과 표창원 의원에 따르면 당일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에서 사과와 악수까지 했다고. 이후 장 의원은 "그런데 그걸 국민들이 아무도 못 보셨잖아요"라고 진심으로 안타까워해 웃음보를 자극했다.
장 의원은 "제가 그날 격앙됐던 부분이 있다"며 고성이 오가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그는 "사실은 저희 비상시국회의가 줄곧 대통령의 업무정지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는데, 표창원 의원 리스트에 제가 박근혜 대통령 눈치를 보는 사람으로 올라가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화가 나지 않나. 표창원 의원한테 가서 '저 아닌데요? 페이스북에서 빼주세요' 이렇게 이야기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표창원 의원 페이스북이 대표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이걸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있는데 '야 장제원'이라고 해서 '왜 표창원'이렇게 된 것이다. 우발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표 의원은 장 의원을 왜 주저 대상으로 분류했냐는 질문에 "그 이전까지 모든 활동과 상관없이 비박계 의원 전체를 아직까지 입장표명을 하지 않으신, 주저하고 계시는 분으로 넣은 것이지 장제원 의원 개인에 대한 평가는 전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에 장 의원은 "그게 약간의 사각지대가 있다. 여당 상황을 모르니까"라며 "저희 비박계가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 주저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탄핵 표결에 들어간다는 전제로 여야가 대통령 4월 퇴진, 6월 대선도 받아줄 수 있지 않느냐라는 그런 부분에 합의를 해라 이거였지, 탄핵표결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이야기는 우리 비상시국회의에서 단 한 번도 없었다. (새누리당) 의원 총회에서 우리 모습들을 모르시니까 (그렇게 분류한 것)"라고 지적했다.
표 의원도 "내부사정은 모르죠"라고 동의한 뒤 "다만, 그런 건 있었다. 4월 퇴진론에 대해 광화문 촛불의 민심은 전혀 그게 아니었다. 그래서 중간에서 동료 의원께 예의는 아니지만 압박을 드려야겠다는 그런 생각"에 명단을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 의원의 반박이 이어졌다. 장 의원은 "표창원 의원 개인적 잣대로 국회의원들을 분류하고 재단을 하게 되면 그 의원들은 사실은 아닐 수도 있는데 어떻게 보면 국민적으로 낙인찍히는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한 섭섭함, 안타까움이 있었다"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이 말을 들은 표 의원은 "그 부분은 제가 공개사과를 드렸고, 개인적으로는 정말 죄송하다"며 절박함 때문에 그런 행동까지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야기들을 쭉 듣고 있던 김구라가 본격적으로 입을 뗐다. 그는 "지난번에 야권 쪽에서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았나"라고 말문을 연 뒤 그동안 빠르게 자신의 이야기들을 이어간 장 의원을 향해 "만약에 여당 쪽에서 필리버스터를 하면 장제원 의원님은 한 15시간씩 하실 것 같다"며 파안대소했다. 표 의원도 "그 이상 하신다"고 첨언해 스튜디오에 있던 이들을 폭소케 했다.
이날 장 의원은 리스트와 전화번호가 공개된 후 겪었던 일들도 전했다. 장 의원은 "저는 문자를 양쪽에서 받았다. 보통 탄핵을 찬성하면 반대하는 쪽에서 문자를 한다. 그런데 표창원 의원과 좀 다툰 이후에는 제가 마치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 비슷하게 돼서 (탄핵 찬성과 반대 양측에서 문자가 오느라) 문자를 2배로 받았다"고 웃픈 일화를 공개했다. 이에 표 의원은 "2배로 사과드리겠다"고 바로 사과해 웃음을 더했다.
이날 방송된 '썰전-절친노트'는 일반 사람들이 어렵게 여기는 정치를 좀 더 쉽게 다가가게 해주는 정치 예능의 모습에 충실했다. 전원책, 유시민의 정치 분석에 입담까지 가미한 기존 '썰전'의 이름값에 상처 내지 않을 만한 새로운 코너였다. 여기에 김구라의 경우 익숙하지 않은 정치 예능 프로그램에서 대화하듯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하는 장 의원과 표 의원을 상대로 노련한 진행 실력을 선보이며 '썰전'의 분위기에 완벽히 녹아들도록 했다. 김구라의 진행 능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썰전-절친노트'이기도 했다.
[사진 = JTBC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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