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행복의 문이 하나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닫힌 문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우리를 향해 열린 문을 보지 못하게 된다.”
시각과 청각 장애를 앓았던 헬렌 켈러의 통찰이다. 벽에 부딪혔을 때 대부분이 벽만 바라보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린다. 그러나 헬렌 켈러는 다른 쪽 문을 향해 시선을 돌리라고 말한다. 신은 언제나 희망의 창문을 열어주니까.
아무런 희망도 미래도 없는 버스킹 뮤지션 제임스(루크 트레더웨이)는 겨우 얻은 보금자리에서 샤워하는 도중 집 안에 들어온 고양이 ‘밥’을 발견한다. 어쩔 수 없이 밥과 함께 버스킹을 하다 시민들의 환호에 생의 활기를 되찾은 제임스. 그러나 자신을 시기한 사람들의 방해로 위기를 겪게 된다.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은 동물과의 우정이 삶의 기적과 나눔의 행복으로 펼쳐지는 실화를 따뜻한 온기로 담아낸 작품이다. 고양이 밥은, 헬렌 켈러의 말처럼, 제임스에게 또 다른 열린 문이다. 실제로 밥은 창문을 통해 들어온다.
마약 중독의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제임스는 밥과 이웃사촌 베티(루타 게드민타스), 사회복지사 벨(조앤 프로갯)의 도움으로 조금씩 희망을 찾아 나선다. 버스킹 공연을 금지 당하고, 노숙자 잡지 ‘빅이슈’ 판매 중단을 통보 받아도 그는 무릎 꿇지 않고 앞으로 조금씩 전진한다. 고양이 밥으로 얻은 행운이 조금씩 불행으로 바뀌다가 다시 기적같은 힘으로 변하는 과정이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우리들의 삶은 계속 돌고 도니까요 여기에 있다 사라지는 위성처럼” 등 제임스의 삶을 극적으로 담아내는 노랫말도 영화의 분위기를 살린다. ‘원스’ ‘비긴 어게인’ ‘씽 스트리트’ 등 길에서 희망을 찾는 존 카니 감독의 음악영화처럼, 영화가 끝난 후에도 계속 귓가를 맴도는 OST가 일품이다.
삶의 밑바닥에 떨어졌다고 느끼거나 절망 앞에서 서성이고 있다고 생각하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가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로 다가올 것이다.
행운의 고양이는 당신을 찾는다. 언제나 다른 문을 열어놓고 있다면.
[사진 제공 = 누리픽처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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