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승리를 위해 달려왔다."
‘코리안좀비’ 정찬성(코리안좀비MMA)이 4일 서울 강남구 코리안좀비 종합격투기에서 공개 훈련을 진행하고 취재진과 만나 3년여 만에 복귀전을 치르는 소감을 밝혔다.
정찬성은 오는 2월 5일(한국시각) 미국 휴스턴 도요타 센터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페더급 매치에서 데니스 버뮤데즈(세계 8위, 미국)와 맞붙는다.
3년의 공백으로 인해 복귀전 상대가 공식 랭킹 밖의 선수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UFC는 시작부터 화끈하게 톱랭커와의 5분 5라운드 메인이벤트 맞대결을 구성했다.
정찬성은 “어깨 상태는 100%라고 봐도 된다. 3년의 기간 동안 나름 열심히 준비를 많이 했다. 나도 내 경기가 기대된다. 반드시 승리하겠다”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정찬성과의 일문일답.
-3년 반을 떠나 있다가 복귀를 앞두고 있다. 현재 기분은.
“아까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취재진들이 많이 오시고 해서 이제 부담되기 시작한다. 이겨내겠다.”
-예상보다 복귀전이 빠르게 잡혔다. 시기를 빠르게 잡은 이유가 있다면.
“처음에 제안이 왔을 때 나 역시도 너무 이르다고 시간을 더 달라고 했다. 그러나 메인이벤트가 있는 자리는 2월 밖에 없고 UFC 측에서도 이 경기를 꼭 했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왔다. 나한테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막상 연습을 해보니까 시간은 충분하다고 느낀다.”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이번 경기에서 그러한 가능성은 나올 것 같다. 자신이 없는 건 아닌데 경기와 스파링은 많이 다르다. 3년 동안 준비해왔던 것들이 경기에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하고, 나오기만 한다면 챔피언이 가능하다고 본다.”
-공백 기간 동안 어떻게 준비했는지.
“공익 근무를 하는 동안 저녁에 선수들과 같이 운동을 했고 경기 준비하면서 ‘코리안탑팀’에 가서 많이 운동을 했다.”
-현장을 떠나있는 동안 페더급 경기 스타일 혹은 선수층의 변화를 느꼈는가.
“전체적으로 레벨이 올라갔다. 페더급에서는 타격을 하는 성향이 많아졌다. 한 방이 있는 선수들이 많이 올라왔다. 그러나 약점이 없는 건 아니다. 파고들 수 있는 공간이 많다. 희망이 있다.”
-이제는 아빠 정찬성이 됐는데.
“2번째 인생이 시작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기들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 아빠로서 참 많은 걸 배우고 있고 이번 경기도 아기들을 위해서 싸울 생각이다.”
-최두호에 대한 생각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최)두호는 경쟁자가 아닌 동료다. 두호랑 나는 싸울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두호가 잘하고 있고, 나도 잘해야 두호랑 같은 위치에서 함께 올라갈 수 있다. 두호가 좋은 동기 부여가 돼주고 있기 때문에 고마운 존재다.”
-최두호의 좋은 모습을 볼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의식은 하지 않았다. 워낙 잘 아는 동생이다. (최)두호 경기를 보고 나면 항상 밖에 나가서 뛰었다. 나도 뒤처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그랬다. 옛날에는 두호가 나를 따라왔지만 이제는 내가 따라가야 할 입장이다.”
-전지훈련의 성과를 꼽자면.
“미국서 훈련하면서 경기에 어떻게 임해야 하는지 잘 배웠다. 벤 헨더슨 집에서 4주 동안 지내면서 세계 챔피언이 되려면 어떤 생활을 해야 하고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바로 옆에서 보고 배웠다. 기술적인 부분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나라와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배울 게 너무 많았다. 이번 경기 끝나고도 미국에 한 번 더 갈 생각이다.”
-지난해 한국에서 대회가 열렸는데 아쉬웠을 것 같다.
“너무 아쉬웠다. 내가 가본 경기장들 중에서 그 어떤 곳도 그렇게 열기가 뜨거웠던 곳은 없었다. 한국에서 복귀전을 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못 된 게 아쉽다. 이번 경기를 이기고 언젠가는 꼭 한국에서 메인이벤트 경기를 하고 싶다.”
-복귀전 상대 치곤 강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 중 하나도 3년 동안 연습해왔던 것들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상대라 생각했다. 상대가 레슬러라고 해서 피하게 된다면 너무나 많은 매치업을 할 수 없다. 내가 먼저 피했다는 걸 알리는 것도 자존심이 상했다. 어차피 UFC에 있는 선수들은 모두 강하다고 생각한다.”
-체력적인 문제는.
“나름대로 준비를 잘하고 있다. 타이틀전을 동기부여로 했을 때 운동량을 스스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그 정도가 되지 않으면 스스로 만족을 못 한다. 하루하루 최대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지금은 크게 걱정 안 한다.”
-조제 알도가 아직도 챔피언 자리에 있다. 지금 다시 붙으면 어떨 것 같은가.
“파이터로서 자신 없다는 말은 할 수 없다. 그러나 어떻게 될지는 모를 것 같다. 기회가 있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고, 솔직히 알도는 라이트급에 올라갔으면 한다. 격투기 팬으로서 알도가 라이트급을 정리했으면 좋겠다.”
-현재 어깨 상태는.
“스파링을 하면서 단 한 번도 아팠던 적은 없다. 장담은 못하지만 지금 현재로는 100%다.”
-우측 다리 붕대가 보인다. 공개 훈련 때도 오른쪽 다리로 킥을 못하는 것 같던데.
“오른쪽 종아리에 염증이 크게 났다. 염증 제거 수술을 받았다. 큰 건 아니고 혹시 몰라 붕대를 하고 있다. 다음 주부터는 정상적인 훈련도 가능하다. 피곤하니까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런 것 같다. 그러나 그게 개의치 않는다. 선수들은 모두 이런 부상쯤은 달고 있다.”
-정찬성 하면 재미있는 경기, 화끈한 경기를 기대하게 된다. 이번 경기는 어떻게 임할 것인지.
“3년 동안은 무조건 승리를 위한 스파링을 했었다. 그러나 이러다가도 나도 모르게 치고 박고한다. 최대한 냉정하게 하려고 노력은 하겠지만 모르겠다. 재미있을 수도 있다. 재미 여부는 상대 선수에게 달렸다.”
-상대의 통산 5패 중 4패가 서브미션 패다. 전략이 있나.
“특별히 그런 건 없다. 트위스터, 백초크 등 많이 연습하는 기술로 상대할 것이다. 크게 욕심내지 않으려 한다. 서브미션 패도 다 봤는데 상대들이 잘해서 그렇게 된 것이다. 욕심은 내지 않는다. 기왕이면 KO로 이기고 싶다.”
-복귀전에 임하는 각오를 듣고 싶다.
“이번에 많은 것들이 달려있다. 공익 근무 하기 전까지 전반전이었다면 지금은 후반전이다. 주변 환경이 너무 달라졌다. 가족들이 많이 생겼고, 공백 기간 동안 떠날 사람들도 다 떠났다. 이제 도움이 되고 사랑하는 사람들만 옆에 남았다. 그 사람들과 같이 이기고 싶다. 이기겠다.”
[정찬성.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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