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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한국 알파인 스키 간판 정동현(29)이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정동현은 6일(이하 한국시각)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월드컵 대회 남자 회전 종목에서 대한민국 알파인 스키 사상 첫 월드컵 10위권 이내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날 정동현은 2016-17시즌 9차 FIS 알파인 월드컵 대회 남자 회전에서 최종 14위를 차지해 대한민국 알파인 스키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1차전에서 59초12(17위)를 기록하며 30위까지만 올라갈 수 있는 2차전에 진출한 정동현은 2차전에서도 자신의 주 종목답게 공격적으로 게이트를 공략, 2차전 합계 2분02초62를 기록, 종합 1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지난 2014-15시즌 스웨덴 아레 FIS 월드컵에서 한국 알파인 사상 첫 월드컵 2차전 진출 및 25위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알파인 스키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우승을 차지한 만프레드 몰그(35, 이탈리아)와는 2초59의 차이를 보였다.
이번 대회에는 현재 알파인 스키 회전 종목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자 세계랭킹 1위인 헨릭 크리스토페르센(23, 노르웨이), 은메달리스트이자 세계랭킹 2위인 마르셀 히르셔(28, 오스트리아) 등 세계랭킹 상위 6명의 선수가 모두 출전한 세계 최고 수준의 대회였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에서도 이 선수들이 모두 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림픽과 동등한 레벨의 대회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대회였다.
국가대표 알파인 스키 변종우(42) 감독은 “항상 보면 연습할 때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기록 차이는 없었다. 다만 실수가 나올 경우 기록 차이가 나곤 했었는데, 그 부분을 정동현에게 다시 한 번 고취시키고 믿고 맡긴 결과 종합 14위로 마감을 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라고 생각한다. 남은 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대표팀 코치진들과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동현은 “월드컵을 임하는 생각은 예전보다 훨씬 편해졌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훈련을 하면서 차이가 많이 줄어든 것을 느끼기 때문에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경기는 다른 때와 다르게 좀 더 과감하게 경기를 운영했던 점, 그리고 협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좋은 성적을 낸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남은 기간 동안 좀 더 체계적인 훈련을 한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동현은 지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중도 탈락하여 40위권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이후 무릎 수술을 받고 성공적으로 재활하여 지난 시즌에는 극동컵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의 설상 종목 첫 메달 획득을 위해 대한스키협회는 신동빈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2015년부터 팀을 이끌어 온 변종우 감독과 신복수 코치(37)를 중심으로, 외국인 지도자인 아르민 자이트너(37, 오스트리아) 코치와 장비᠊왁스 담당인 만프레드 브루너(54, 오스트리아) 코치, 그리고 올리버 마이어 물리치료사(29, 오스트리아) 등 알파인 스키 강국인 오스트리아의 코치 3명까지 총 5명의 지도자가 정동현과 더불어 월드컵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이끌고 있다.
정동현은 3살 때 처음 스키를 타며 집 근처에 위치한 고성의 알프스 스키장(現 폐업)을 자기 집 놀이터와 같이 활보하며 쉽게 스키를 접했다. 광산초 흘리 분교라는 학교에 입학하면서 바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어느덧 대한민국 알파인 스키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로 자리를 잡게 됐다. 20여 년 간의 스키 선수 활동을 하고 있는 정동현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자신감도 한층 향상되었다고 전해 왔다. 이제 안방 무대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알파인 스키를 대표하는 에이스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이름 석 자를 알릴 날이 이제 400일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정동현은 스위스 아델보덴으로 이동하여 7일부터 양일 간 열리는 FIS 월드컵 대회전, 회전 종목에 출전해 다시 한 번 상위권 진입에 도전한다.
[정동현. 사진 = 대한스키협회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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