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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제가 할리우드만 고집한다고요?" (수현)
수현은 11일 오후 방송된 JTBC '말하는 대로'에서 배우 데뷔 계기부터 할리우드 입성기까지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전했다.
이날 그는 "한 번도 진솔하게 내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없어서 이렇게 출연하게 됐다. 오늘은 저에 대한 '어벤져스', '영어' 등의 수식어를 잠시 옆에 두고 제 이야기를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입을 열었다.
수현은 "배우가 되기 이전엔 미디어 분야에서 취직을 꿈꾸던 학생이었다. 대학생 때 기자 생활을 했다. 방학 때는 신문사에서 인턴 생활도 했다.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달려가던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의 제안으로 우연히 '2005년 한중 슈퍼모델 선발대회'에 출전했다고 한다. 그는 "그때는 취업 걱정이 많을 때여서 무작정 지원했다. 열심히 노력했는데 운 좋게 1등으로 등극했다. 내 목표는 아니었지만 정말 신기한 드라마 같은 일이었다"고 전했다.
이를 시작으로 본격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드라마 '게임의 여왕' 출연 제안을 받은 것. 하지만 수현은 갑작스러운 연예계 데뷔에 혼란을 겪으며 활동을 중단했다. 그는 "어느 날 눈을 떠보니 내가 너무나 다른 세계에 있더라. 스스로에에게 '내가 이걸 할 수나 있는 사람인가, 목표한 일인가' 물었더니 답이 안 나오더라. 그래서 멈췄다"고 털어놨다.
이후 3년간 허송세월 보냈다고 한다. 수현은 "아무 것도 손에 안 잡혔다. 심리적 압박감에 자존감이 많이 상실됐다. 사람들 만나는 것도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어느 날 여동생이 '차인표 선배가 광고 찍을 때 시민단체 NGO 단체에 오라고 제안했었잖아. 그곳에서 좋은 일도 하고 언니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으 만나봐라'고 얘기하더라. 그래서 NGO 단체를 찾아가 내 얘기를 했었다. 그곳에서 인생 친구도 만났다. 그때 내가 깨달은 건 잠깐 멈춰도, 도망쳐도 된다는 것이었다. 아무런 성과 없이 보낸 3년이었지만 어떻게 보면 내 자신한테 가장 투자한 시간이었다. 보잘 것 없는 나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자존감도 회복되고 이후 다시 내가 멈췄던 지점으로 돌아갔다"고 얘기했다.
그는 드라마 '도망자'로 컴백했다. 이때 소속사 식구 다니엘 헤니가 할리우드 진출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수현은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그렇게 영화 '분노의 질주'로 첫 할리우드 오디션을 치뤘다. 당시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지만 결국 고배를 마셨다.
수현은 "'분노의 질주' 외에도 많은 오디션에서 실패를 맛 봤다. 하지만 나는 오늘의 NO는 내일의 더 나은 YES를 받기 위함이라는 것을 믿었다"라며 "이후 의문의 대본 한 장을 받았다. 그것이 바로 '어벤져스' 오디션 대본이었다. 비슷한 시기 '마르코 폴로'에서 캐스팅 제안도 받았었다"고 밝혔다.
이어 수현은 "'어벤져스' 오디션 당시 감독님이 내 연기에 대해 칭찬을 해줬지만 난 다른 여배우들처럼 유명하지 않아서 역할을 빼앗길 위기가 많았다. 또 다시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스스로 '내것이 아니어도 행복했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비웠다. 마음을 비우니까 내 것이 됐다. 얼마 후 '마르코 폴로'에서도 날 캐스팅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때의 마음고생이 가시지 않은 듯 왈칵 눈물을 쏟았다.
수현은 "사실 나의 해외 활동에 대해 안 좋게 보는 분들도 있다"라며 일각의 부정적인 시각에 대한 생각도 얘기했다.
그는 "내가 할리우드만 고집한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라며 "할리우드 생활은 화려하지 않다. 매니저도 없이 용돈받고 지낸다. 하나부터 열까지 홀로 소화하고 있다. 직접 스케줄 관리를 하고 스태프들과 소통한다. 때로는 문화적 차이로 인해 오해가 생길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수현은 "배우라는 인생이 나한테 많은 업과 다운을 준다. 늘 내면을 점검하게 하고 상상 이상의 큰 세상을 보게 하고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하더라. 얼마나 이 일을 오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이게 불안하기보다는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자신을 둘러싼 선입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 역할 말고 나다운 역할을 연기해보고 싶다. 일상적인 배역 말이다"라며 "외국에서 살다 와서, 키가 커서 세 보인다는 선입견들이 있는데 이것도 결국 내 문제인 것 같다. 앞으로 다양한 연기에 도전하면서 이를 극복해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사진 = JTBC '말하는 대로' 캡처]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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