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꾸준하게 리바운드를 잡는 게 벤슨의 능력이다."
로드 벤슨은 지난 시즌 막판 건강이 좋지 않았다. 발바닥 부상으로 경기력이 하락했다. 특히 위치선정과 기동력이 필요한 외곽 도움수비, 리바운드에 대한 영양가가 뚝 떨어졌다. 동부가 오리온과의 6강 플레이오프서 2번을 중심으로 미스매치 공격에 능한 오리온의 강점이자 가드진 높이가 상대적으로 낮은 자신들의 약점을 메워내지 못한 이유였다. 벤슨이 묶이면서 오리온에 비교우위인 골밑 강점도 살리지 못했다. 결국 동부는 오리온에 3연패로 무너졌다.
올 시즌 벤슨은 건강을 완벽히 회복했다. 동부는 벤슨의 건강회복을 체크, 재계약 사인을 받아냈다. 합리적인 결정이었다. 벤슨은 18일 KGC전서 19점 1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10일 KGC전(10점 12리바운드)부터 15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벤슨은 2000-2001시즌 재키 존스의 22경기 연속 더블더블에 7경기 남겨뒀다. 벤슨은 존스를 넘으면 역대 최다 연속경기 더블더블러가 된다.
김영만 감독은 "본인 하기 나름"이라고 했다. 그러나 벤슨은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라고 했다. 동부의 공수 시스템상 벤슨이 컨디션 관리만 잘 하면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다. 사실 본질은 연속 더블더블 기록보다는 벤슨이 두 자릿수 득점과 리바운드를 해내는 꾸준함이다. 벤슨 역시 기복이 있다. KBL 특유의 빡빡한 일정, 상대 팀들의 철저한 대응 등을 무시할 수 없다. 수치로 드러난 기록이 좋더라도 골밑에서의 전투력이 떨어지는 경기도 있었다.
그럼에도 눈에 띄는 건 리바운드에 대한 벤슨의 남다른 의지다. 올 시즌 31경기 중 26경기서 두 자릿수 리바운드를 잡았다. 평균 12.97리바운드로 단연 리그 탑. 공격리바운드만 평균 5.4개다. 즉, 벤슨이 동부에 매 쿼터 1차례 이상 추가공격기회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벤슨은 "나는 매 경기 100점씩 넣을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그저 넣을 것을 넣고, 잡을 것을 잡는다"라고 했다. 이어 "건강한 몸으로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 한다. 그게 리바운드다. 리바운드는 단순히 점프를 잘한다고 해서 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잡고 싶은 의지가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리바운드를 잘 잡기 위해선 공의 이동에 대한 응집력과 위치선정에 대한 센스, 위치선정을 위한 수준급 몸싸움(박스아웃 포함) 능력이 필수다. 어쩌다 운으로 리바운드를 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벤슨 정도의 기록을 내려면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한 농구관계자는 "일단 동료가 언제 슛을 던질 것인지 알면 미리 골밑으로 뛰어들어갈 수 있다. 그러면 리바운드를 위한 자리선정에 유리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물론 벤슨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리바운드를 잡는 노하우에 대해 묻자 "노력"이라고 했다.
맥키네스는 벤슨보다 상대적으로 뛰는 시간이 짧다. 김주성과 윤호영은 빅맨이지만, 리바운드 가담보다는 외곽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다. 결국 동부 시스템에선 벤슨이 리바운드를 많이 잡아야 한다. 그래야 골밑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벤슨은 맥키네스와 서로 돕는다. 맥키네스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 벤슨도 살아난다. 10점 이상씩 꾸준히 올리는 이유다. 벤슨은 "서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웬델이 잘 하면 나도 수비와 리바운드에 좀 더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웬델보다 KBL 경험이 많다 보니 경기 중에도 이것저것 얘기를 많이 해준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벤슨이 꾸준하게 리바운드를 잡아줘서 팀에 큰 도움이 된다. 그게 벤슨의 능력"이라면서 "외곽으로 빼주는 패스도 맥키네스보다 낫다"라고 칭찬했다.
[벤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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