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자신의 옆 자리에서 남편이 머리에 총을 맞았다고 상상해보라. 얼마나 끔찍했겠는가. 남편은 세계 최고 강대국인 미국 대통령 케네디였다. 부인 재클린 케네디는 절망의 나락에 떨어졌다가 다시 일어선다. ‘재키’는 인생의 허무함에 맞닥뜨린 사람이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자존감을 잃지 않으면서 비극을 극복하는 이야기다.
영화는 케네디 사망과 장례식이 모두 끝난 이후, 재클린 케네디(나탈리 포트만)가 기자(빌리 크루덥)를 부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자신의 시점에서 케네디의 삶과 암살 직후의 상황, 그리고 장례식에 대해 말하겠다는 것. 파블로 라라인 감독은 백악관을 소개하는 흑백 자료화면과 달라스 암살 사건을 교차시키면서 역사적 실화를 오롯이 살려낸다.
나탈리 포트만은 이 영화의 거의 모든 것이다. 그는 클로즈업 속에서 재클린 케네디의 불안부터 용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감정을 되살려낸다. 충격과 절망의 시련을 견디고 냉정과 침착을 유지하는 강인한 정신력이 그의 얼굴에 드러난다.
‘블랙 스완’이 부서지고 갈라지는 뜨거운 광기의 연기라면, ‘재키’는 일으켜세우고 통합하는 차가운 열정의 연기다. 거센 바람에 흔들릴지라도, 결코 무너지지 않겠다는 결기가 느껴진다.
재클린 케네디의 침착하고 의연한 대처는 결국 케네디 대통령을 미국 역사의 전설로 만들었다. 전설은 여전히 살아 숨쉰다.
[사진 제공 = 그린나래미디어]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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