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 시즌 KIA 마운드 보직은 어떻게 정해질까.
장기레이스서 가장 중요한 건 마운드 운용이다. 감독의 마운드 운용이 빛을 발하려면 기본적으로 선발~중간~마무리로 이어지는 보직이 고정돼야 한다. 부상 혹은 부진으로 어느 한 파트라도 불안하면 마운드 운용이 쉽지 않다.
자원이 풍부하지 않거나 부상자가 속출할 경우 선발진 후미와 중간계투의 경계가 어쩔 수 없이 허물어진다. 핵심 투수들을 상황에 맞게 선발 혹은 불펜으로 돌려서 써야 할 상황이 발생한다. 그러나 KBO리그는 지난 몇 년간 선발투수와 불펜투수를 상황에 따라 적절히 돌려서 활용하는 한계를 확인했다. 개개인의 휴식간격이 일정하지 않으면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다. KBO리그 타자들은 힘이 떨어진 선발, 불펜 투수들을 그냥 놔두지 않는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마운드 운용 악순환 극복방법은 시즌에 들어가기 전 마운드 보직과 운영플랜(B~C플랜 포함)의 확실한 구축이다. 즉,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1~5선발, 필승계투조, 마무리를 확실하게 정해야 한다. 지난 1~2년간 두산이나 NC가 장기레이스서 강했던 이유도 마운드 보직이 시즌 내내 큰 탈 없이 거의 고정적으로 운영됐기 때문이다.
KIA는 상대적으로 이 부분이 미흡했다. 근본적으로 부상자 속출이 뼈 아팠지만,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더딘 측면도 있었다. 지난해의 경우 홍건희, 김윤동 등이 가능성을 보였지만, 심동섭, 한승혁 등은 기복이 심했다.
양현종, 헥터 노에시, 지크 스프루일로 이어지는 1~3선발은 확실했다. 그러나 확실한 4~5선발이 없었다. 필승계투조 구축에도 애를 먹었다. 젊은 투수들은 부상에 시달렸고 기복도 있었다. 베테랑들은 확실하게 부활하지 못했다. 결국 선발로 등판했던 투수들이 불펜으로 나섰고 불펜으로 나서다 선발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었다. 시즌 초~중 베테랑 최영필이 그랬다. 홍건희도 기복과 부상으로 후반기에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전체적인 마운드 운용의 안정감이 떨어졌다. 팀은 5강 다툼을 해야 하고, 당장 마운드 운용은 뻑뻑했다. 김기태 감독으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소화하면서 한 시즌 내내 4~5선발, 필승계투조에서 활약할 투수를 발굴하고 보직을 확실하게 구분 및 설정하는 게 최대과제다. 결국 젊은 투수들의 폭풍성장이 필요하다. 그래야 4~5선발, 필승계투조를 확실히 구축할 수 있다.
올 시즌 KIA 마운드는 양현종~헥터~팻 딘의 1~3선발만 확실하다. 4~5선발은 유동적이다. 마무리 임창용은 시즌 출발부터 함께하지만, 필승계투조 역시 유동적이다. 상황이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KIA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21명의 투수를 데려갔다. 헥터와 딘을 빼면 국내 투수는 19명. 이들 중 보직이 확실한 투수는 양현종 임창용 정도다. 심동섭 홍건희 한승혁 김윤동 등은 1군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단계 성장해야 한다. 군 복무를 마친 우완 박지훈, 재기를 노리는 사이드암 손영민 등도 체크해야 한다. 박진태, 임기영, 김종훈, 손동욱, 김명찬 등도 예비전력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이들을 관리하는 투수 코치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올 시즌 KIA가 대권에 도전하려면 마운드 보직 및 관리가 지난해보다는 고정적, 안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한 야구관계자는 "KIA는 올 시즌 강해졌다. 다만, FA 양현종 잔류, 최형우 영입의 진정한 효과를 누리려면 마운드 운용의 안정성이 확립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홍건희(위), 김윤동(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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