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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배우 정인선은 지난달 방송된 KBS 2TV 4부작드라마 '맨몸의 소방관'에서 10년 전 화재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상속녀 한진아를 연기했다. 독특한 소재와 완성도,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이 호평을 받은 작품은 정인선의 브라운관 첫 성인 주연작이었다. 하지만 정인선은 이 부분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첫 주연작이라는 것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이 작품 이후에도 제가 2, 3분 정도 나오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JTBC '마녀보감' 때처럼요. 당시엔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방송 후 실시간으로 반응이 쏟아지더라고요. 그렇게 뜻밖의 선물처럼 다가오는 일이 있는 것 같아요. 가치 있는 역할이면 무엇이든 하고 싶어요. 조급한 마음 가지지 않고, 차분히 제 자신을 잘 돌아보며 가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매 번 작품을 통해 성장한다는 정인선에게 '맨몸의 소방관'은 또 하나의 터닝포인트가 되어줬다. 그녀는 "'맨몸의 소방관'을 찍고나니 일 욕심이 더 생겼다. 더 많은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털어놨다. 왜일까?
"촬영을 하며 원동력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요? 현장에서 감독님, 스태프, 이준혁 오빠와 함께 하는 합이 무척 포근했어요. 찍는 기간 동안은 하루를 50000%로 사는 기분이었어요. 매일매일 느끼는 감정이 많았고, 경험하는 것도 많았어요. 감독님, 카메라감독님, 상대 배우까지 모자란 부분을 서로 채워주려고 어쩔 줄 몰라하는 현장 분위기였어요. 그런 모습을 보다보니 ‘아, 내가 이래서 이 직업을 좋아했구나. 이래서 종합예술이구나’란 느낌이 들었죠. 참 좋았어요."
현장의 훈훈한 분위기는 자연히 시청자의 호평이라는 결실로 돌아왔다. 정인선 개인적으로도 의미있는 성과를 남겼다. 그녀는 "이번 작품을 하기 전 '현대극을 해도 잘 어울리네', '지금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도 잘 어울리네'라는 말을 듣는 게 목표였다. 그간 사극 속 인물, 학생을 주로 연기해왔기에 내 나이 대에 현실을 살고 있는 인물을 연기하는 건 처음이었다. 그래서 '화장을 시켜놔도, 제 나이 대의 옷을 입혀놔도 어울리네'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그 부분은 이룬 것 같다"며 만족을 표했다.
아역 시절 이후 성장한 정인선의 '실제' 모습은 대중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마녀보감', '맨몸의 소방관' 등 작품 속 캐릭터는 모습은 다소 무겁고 진지했지만 인터뷰 과정에서 만나본 정인선의 실제 모습은 밝고, 명랑하고, 거침없었다. 요즘 소위 말하는 '걸크러쉬' 매력을 갖춘 정인선이다.
"미팅을 다니다보면 선머슴의 모습을 어떻게 숨기냐라는 말을 참 많이 들어요. 이번에 만난 작가님도 진짜 성격과 비슷한 역할을 꼭 한 번 맡아봤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톰보이, 털털한 모습, 걸크러쉬한 매력을 보일 수 있는…. 그런 역할을 맡을 수 있다면 저도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정인선은 4부작 드라마이지만 결코 준비 기간은 짧지 않았던, 그래서 더 애틋한 '맨몸의 소방관'을 떠나보내는 소회를 밝혔다.
"제게 '너 참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말해준 작품 같아요. '맨몸의 소방관'은…. 찍으면서 감독님, 배우 한 명 한 명이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대해주셨어요. 여기에 대중의 평은 뜻밖의 선물이었고요. 얻어가는 게 너무 많네요."
[사진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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