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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내게 아역배우라는 것을 빼고 나면 무엇이 남을까'를 고민한 적도 있었죠."
KBS 2TV 드라마 '맨몸의 소방관'을 통해 강렬한 연기력을 선보인 배우 정인선을 비롯해,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통해 사랑을 받고 있는 이세영, 성인 연기자로 첫 발을 내딛은 김유정, 김소현, 김새론 등 어린 베테랑들의 활약이 대단한 요즘이다.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정인선은 아역이란 길을 함께 걸어온 이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털어놨다.
"'아역'이라는 단어는 저와 떼어놓을 수 없죠. (이)세영이는 워낙 어릴 때부터 잘 했던 친구라 이번에 좋은 기회가 찾아온 것 같아요. 저도 오지 않을 수도 있었던 기회가 요즘 오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고요. 물론 앞으로 더 걸어가 봐야 하겠지만요. 익숙한 얼굴이라는 것은 아역 출신의 장점이자 단점이에요. 그런 점들을 잘 다스려서 세영이도, 저도 계속 잘 걸어갔으면 좋겠어요."
정인선은 자신처럼 아역 시절을 거쳐 성인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김유정, 김소현, 김새론을 언급하며 "대단하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녀는 "빈틈없이 삶과 함께 연기를 해온 친구들이니까. 반면, 난 중간에 한 번 멈췄던 사람이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전 중간에 4년 정도 연기를 쉬었어요.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의 시간이었죠. 제 자신의 연기를 보는 것이 싫어지는 타이밍이었고, 그걸 극복하려면 '배우 정인선' 이전에 '사람 정인선' 자체로 매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릴 때부터 아역을 하다 보니 그걸 빼고 나면 제게 남는 게 없더라고요. '내가 아역배우가 아니라면 주변 사람들이 나랑 친구를 해주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존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쉬는 기간 그걸 쌓기 위해 노력했어요. '연기를 하지 않아도 나는 매력 있는 사람이야'란 말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걸 쌓으려고 무던히 노력했죠. 그 기간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제 성격은 후천적으로 계속 바뀌어가고 있어요. 그런 제 모습이 좋고요. 요즘은 자존감이 과하다는 농담을 듣기도 해요.(웃음)"
솔직하게 과거 자신이 가졌던 고민을 털어놓은 정인선. 그녀는 아역 배우의 길을 걷는 후배들을 향해 따뜻한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제가 어릴 때 엄마는 어떻게든 학교에 가도록 했어요. 촬영을 끝내고 집에 와서 피곤해하더라도 학교를 꼭 보내려고 하셨죠. 집에 예쁜 옷이 있어도 트레이닝복을 입혀서 보내기도 하셨고요. 지금 돌아보면 그런 부분을 어머니가 섬세하게 배려해주셨던 것 같아요. 학교와 친구의 중요성을 아셨던 거죠. '밖에서는 날 성인 대접 해주는데, 학교에서는 왜 날 아이로 생각하지?'라는 웃긴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사춘기니까 그런 순간들이 생길 수도 있어요. 그 시기를 어떻게 헤쳐 나가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물론 이것을 예방했으면 좋겠다는 말은 아니에요. 그러려면 자신의 감정을 참아야 하고, 숨겨야하니까…. 그저 엄마건 누구건 감정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가 꼭 있었으면 해요."
[정인선. 사진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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