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은상 기자] 7년 전 오늘, 프로야구계는 큰 별을 잃었다. ‘영원한 거인’ 故임수혁,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지 어느새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2000년 4월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프로야구계에 절대 잊을 수 없는, 또 잊어서는 안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한 임수혁은 후속타자의 우전안타 때 2루로 진루했다. 이후 계속되는 롯데의 공격 찬스, 그 순간 2루 쪽에서 누구도 생각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2루주자 임수혁이 급성 심장마비로 쓰러진 것이다.
당시 현장의 응급조치는 미숙하기 짝이 없었다. 한 시가 급한 응급 상황에서 의료진은 조기 투입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초동 조치에도 실패했다. ‘골든타임’을 놓친 임수혁은 식물인간 판정을 받고 오랜 시간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결국, 그는 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10년간의 투병 생활 끝에 임수혁은 2010년 2월 7일에 세상을 떠났다. 프로야구계는 충격에 빠졌다. 경기 중 선수보호에 관한 경각심을 다시 일깨워야 할 때였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었지만 변화는 있었다. 경기장에는 응급 앰뷸런스가 항시 대기하게 됐고, 의료 전문 인력(전문의)도 배치됐다. 그라운드 위 선수들을 위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가 프로야구 출범 후 20년 가까이 지나서야 마련된 것이다.
이후 활동하는 프로야구 선수들은 사실상 임수혁에게 목숨을 빚진 것이나 다름없다. 응급 상황 발생 시 부상 선수가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후송되는 모습은 지난 시즌까지도 현장에서 종종 나오는 장면이었다. 과거에 비하면 비약적으로 발전한 여건 속에서 경기에 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선수들을 위한 ‘보호 장치’가 합격점을 받는 수준은 절대 아니다. 현장에 나오는 전문 의료 인력은 아직도 턱 없이 부족하고, 위급 상황 발생 시 초동 조치 또한 더디다. ‘안전’ 보다는 ‘허슬’이라는 단어가 더 각광받는 이 시대에 선수들은 여전히 부상의 위험을 안고 그라운드를 뛰고 있다.
7년 전, 오늘의 아픔을 누구도 잊어서는 안 된다. 故임수혁이 남긴 유산은 앞으로도 더 커져야 한다. ‘안전’이라는 최우선 과제를 여전히 등한 시 한다면 우리는 또 다른 ‘큰 별’을 잃을 위기에 놓일 것이다.
[故임수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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