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역시 마운드 운용이 최대변수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 세부규정이 발표됐다. 역시 최대변수는 투구수 제한 규정이다. WBC는 전통적으로 투구수 제한이 있다. WBC 조직위원회가 각 리그 시즌개막을 앞두고 진행되는 대회 특성상 각국 투수들의 어깨와 팔을 보호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WBC 조직위원회가 지난 8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투구수 제한 및 휴식 규정은 2013년 대회와 같다. 모든 투수는 1라운드 65개, 2라운드 80개, 준결승전 및 결승전은 95개까지만 던질 수 있다. 그리고 30~49개의 공을 던지거나 이틀 연속 던진 투수는 1일, 50개 이상의 공을 던진 투수는 4일간 휴식을 취해야 한다.
김인식 감독은 WBC 1~2회 대회 사령탑이었다. 누구보다도 WBC 마운드 운용의 중요성을 잘 안다. 실제 과감하면서도 효율적인 마운드 운용으로 1회 대회 4강, 2회 대회 준우승을 이끌었다. 선동열 투수코치도 1회 대회 투수코치를 역임했다. 선 코치 역시 괌 특별캠프를 떠나기 전 마운드 운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감독과 선 코치는 투수교체에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들이다. 특히 선 코치는 단기전서 한, 두박자 빠른 투수교체로 많은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다. 다만 WBC는 무작정 투수를 빨리 교체한다고 능사는 아니다. 예를 들어 선발투수의 경우 규정 투구수를 최대한 채워야 불펜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연전을 치를 경우 불펜 운용이 까다롭다. 투수들의 구위, 투구수 및 휴식일 규정에 맞는 섬세한 마운드 운용이 필요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투수는 총 13명이다. 우규민 이대은 장원준 차우찬 양현종을 제외한 8명은 불펜 투수들이다. 심지어 우규민과 차우찬은 선발과 불펜을 오갈 수 있다. WBC 규정상 투수 한 명이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없기 때문에 구원투수가 많이 필요하다. 김 감독이 이 부분을 감안하고 최종엔트리를 구성했다고 봐야 한다.
대표팀은 11일 소집, 12일 일본 오키나와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22일까지 머무르는 동안 자체 훈련과 연습경기 일정을 소화한다. 이 기간 사실상 마운드 운용의 틀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럽게 3월 6~7일 이스라엘, 네덜란드전 마운드 운용 구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한편, WBC 조직위원회는 최종엔트리와는 별개로 지명투수풀에 들어갈 10명의 투수를 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1,2라운드 이후 각각 2명씩 지명투수풀의 투수를 기존 투수들 대신 기용할 수 있다. 대신 빠져나가는 투수들은 다시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즉, 투수들의 컨디션이나 상대할 국가들의 타선 특성 등을 감안, 각 라운드 이후 엔트리 교체가 2명까지 가능하다는 의미다. 얼마든지 전략적으로 이 규정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번 대회에 신설된 지명투수풀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지명투수풀을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다. 어차피 한국 투수진의 깊이와 수준이 세계최고수준이 아닌 이상 지명투수풀을 사용하다고 해서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실상 투수 예비엔트리를 두면서 대회를 치르는 것도 선수단의 케미스트리 구축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내부 판단도 있었다. KBO 관계자는 "김인식 감독이 한국의 정서나 상황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서 지명투수풀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KBO는 9일 WBC 조직위원회가 SNS에 발표한 8인의 한국 지명투수풀 명단도 수정을 요청했다.
[김인식 감독과 선동열 투수코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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