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그 누가 알았겠는가. PC방 죽돌이 백수 청년이 세상을 뒤엎을 줄이야. 영화 '조작된 도시'는 온라인 게임 속에선 완벽한 리더이지만 현실에선 무엇하나 내세울 게 없는 권유(지창욱)가 3분 16초 만에 살인자로 조작되면서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고 반격을 펼친다는 내용을 그린 작품이다.
권유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PC방에서 시간을 때우고 있던 중 솔깃한 제안을 받는다.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가져다 주면 사례비를 두둑히 챙겨준다는 것. 권유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는 제안이었기에 넙죽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것이 화근이 돼 그를 벼랑 끝으로 몰아간다.
눈 떠보니 자신이 온 세상이 비난하는 살인자로 전락한 것이다. 권유는 누군가의 음모에 의해 철저하게 누명을 쓴 희생양이 됐다.
이처럼 영화는 부, 권력, 명예만 있다면 힘없는 약자들의 인생쯤은 게임처럼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를 넘어서 손 안에 세상까지 쥐고 흔드는 권력자의 모습은 현실과 오버랩되며 씁쓸함을 안겨주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참히 짓밟힐 것만 같은 약자의 꿈틀거림이 변화를 알리는 힘찬 발길질로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객석으로 전하는 통쾌함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대인기피증 초보 해커 여울(심은경), 특수효과 말단 스태프 데몰리션(안재홍) 등 2% 부족한 인물들이 든든한 조력자로 나서 반격의 짜릿함을 더한다. 이들이 환상의 팀플레이를 이루면서 재미, 감동, 미묘한 러브라인 등 풍성한 볼거리는 덤이다.
특히 지창욱의 열연은 박광현 감독의 12년이라는 오랜 공백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첫 스크린 주연작에서 가슴 절절 모성애, 분노, 억울함 등 다양한 감정선을 소화함은 물론, 고강도 액션신까지 펼쳤다. 대규모 카체이싱과 격투 장면 등 한 시도 눈 뗄 수 없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각기 다른 매력의 악역 오정세, 김상호의 연기력은 두 말하면 입 아프다. 명품 신스틸러다운 활약으로 '조작된 도시'의 몰입감을 높였다.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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