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한국영화는 이제 세계적 수준이다. 김기덕, 박찬욱, 이창동, 김지운, 홍상수 감독 등의 영화가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받는 일이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다. 한국인 보다 외국인이 한국영화 수준을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도 감지된다. 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외국 영화기자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것은 “한국영화의 실험성과 다양성”이다. 자국영화 비중 점유율이 50%를 넘는 국가는 ‘발리우드’로 불리는 인도를 제외하고는 한국 등 소수국가에 불과하다.
영화의 본고장 할리우드 감독들이 이제는 한국영화를 리메이크하거나 오마주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한국영화의 미장센과 스타일을 과감하게 도입하는 감독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다.
휴 잭맨 주연의 마지막 울버린 영화 ‘로건’의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할리우드에서 많은 한국영화들이 리메이크 된다. 하지만 오리지널 작품만큼의 강렬함이 살아있지 않다”라며 한국 액션영화를 극찬했다.
이어 “‘로건’은 한국의 액션 영화, 형사 영화, 누아르 영화로부터 정직성과 가공되지 않은 날 것이 가진 특징에 대해 많이 배우고, 이러한 것들을 많이 담으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제임스 맨골드가 누구인가. ‘앙코르’로 제63회 골든글로브 작품상을 수상하고, ‘아이덴티티’ ‘3:10 투 유마’ ‘나잇&데이’로 깊이 있는 드라마부터 감각적인 액션까지 다양한 장르를 능수능란하게 연출하는 톱 클래스 흥행감독이다.
15일 내한한 ‘콩:스컬 아일랜드’의 조던 복트-로버츠 감독도 한국영화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킹콩’의 움직임은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서 영감을 받았다. 영화를 보면 킹콩의 움직임이 어색하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균형이 맞지 않아서 넘어지기도 한다. 이는 봉준호 감독 작품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진화돼 괴물이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러웠던 장면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영화는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지 않느냐. 이 점에 굉장히 감동을 받았었다. 나도 이를 따라 다양한 장르를 매끄럽게 넘어가도록 노력했다. 웃기는 장면이 있다가도 순식간에 어둡고 폭력적인 장면으로 흘러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특히 “‘곡성’ ‘아가씨’ ‘밀정’은 정말 최고의 영화들이고, 한국은 영화를 너무 잘 만들어서 미국 감독을 부끄럽게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아가씨’는 미국의 여러 비평가협회상을 다수 수상했으며, ‘곡성’과 ‘밀정’ 역시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두 감독이 입을 모으듯이, 한국영화는 세계적 수준에 올랐다. 이제 한국영화가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작사, 감독 등이 더욱 더 다양한 상상력과 모험심을 발휘해야할 때다.
[조던 복트-로버츠, 제임스 맨골드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AFP/BB NEWS]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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