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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은 조금은 다른 부류의 아이돌이다. 이들의 음악과 각종 콘텐츠에는 많은 해석이 뒤따른다는 게 그 이유다. 이는 단순히 의미의 확장이기도 하고 때론 논란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방탄소년단의 음악이 그저 중독성 있는 멜로디나 귀에 쏙 박히는 가사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것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다.
방탄소년단의 창작물에는 흔히 말하는 콘셉트 이상의 철학이 담겼다. 철학이라고 하니 거창하지만 이들이 겨냥하는 10-20대 인간과 그들의 삶에 대한 연구와 이해가 느껴진단 뜻이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이른바 청춘 3부작을 통해 청춘의 다양한 모양을 그려내며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청자들에게 전했다. 흔한 사랑 이야기보다는 한 인생의 푸른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에 집중했고, 이는 사회적 문제와 무관하지 않았다.
지난 13일 발매된 방탄소년단 스페셜 앨범 '윙스 외전'의 주제는 '유 네버 워크 어론'(You Never Walk Alone)이다. 이 중 수록곡 '낫 투데이'(Not Today)는 생존과 투쟁을 다뤘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유명 연설 일부를 인용한 '날아갈 수 없음 뛰어'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이 곡엔 '널 가두는 유리천장 따윈 부숴'라는 가사도 있는데, 일부 청자들 중에서 '유리천장'이란 가사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유리천장'이 내포하고 있는 뜻에 대한 청자의 해석이 논란의 중심에 있다. '유리천장'의 의미를 여성에게만 한정 지을 것인가 사회 전반적인 소수자로 확대할 것이냐에 따라 주장이 달라지는데, 전자의 경우 여성에게 공격적인 의미가 될 수 있고 후자는 강압이 아닌 유발로 풀이할 수 있다.
이 같은 논란에 랩몬스터가 해명했다. 그는 "방탄소년단을 포함한 우리가 사회 문제 및 부조리에 침묵하지 않고 부수어 나가고 문제제기를 하자는 의미로 가사를 썼다"며 "음악적 구성 때문에 공격적으로 들릴 수 있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사회적 이슈에 대해 공모하고, 책을 읽고 전문가도 만나며 함께 고민하고 있다"며 "부족하지만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받아 들이면서 고민하고 성장하겠다"고 덧붙였다.
짚고 싶은 것은 방탄소년단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문제에 대해 소구하고 있단 점이다. 음악 속 가사나 메시지에 대해 청자 및 팬들이 여러 시각과 의견을 내며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방탄소년단 음악세계의 깊이를 방증한다.
더불어 이번 타이틀곡 '봄날'은 그리움과 재회의 순간을 간절히 외친다. 특히, '봄날' 뮤직비디오는 '노란 리본'과 '9시 35분'에 멈춘 시계 등의 메타포로 세월호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시각이 있다. 이와 관련 랩몬스터는 "세월호 사건은 조심스럽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해석과 의견에 맡기고 싶다"고 해석을 열어뒀다.
방탄소년단은 단순한 아이돌의 범주를 넘어섰다. 이들의 노래는 위로와 희망을 전함과 동시에 사고의 확장을 자극하고 있다. 국내 정상 아이돌 그룹으로 거대 팬덤을 이룩한 방탄소년단은 음악에 철학을 녹이는 아티스트로 성장하는 중이다.
[사진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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