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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외국선수들이 합계 30점을 해줘야 하는데…"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19일 오리온과의 홈 경기를 앞두고 "내가 외국선수들을 잘못 뽑아서 국내선수들에게 미안하다"라고 했다. 아이반 아스카-커스버트 빅터 조합의 득점력이 다른 구단들에 비해 떨어지는 걸 두고 한 말이었다.
유 감독은 "아스카를 제임스 켈리로 다시 교체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라고 했다. 사실 아스카보다는 빅터의 득점력이 너무 떨어지는 게 고민이다. 하지만, 현 시점서 괜찮은 단신 외국선수를 데려오는 게 더 어렵다는 게 유 감독 판단이다. 아스카 교체로 높이와 득점력을 보강해야 6강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물론 유 감독은 "다음주 LG전까지는 지금 체제로 간다. 연승을 하면 바꾸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했다.
아스카는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오리온이 오데리언 바셋을 선발 출전시키면서 곧바로 교체됐다. 전자랜드는 1쿼터에 10점을 뒤졌다. 하지만, 아스카가 다시 들어온 2쿼터에 양상이 바뀌었다. 아스카는 들어오자마자 커스버트 빅터, 김상규 등과의 연계플레이로 전자랜드 화력을 높였다. 직접 특유의 변칙적인 타이밍에 쏘는 훅슛까지 연이어 터트렸다.
아스카는 켈리의 일시대체 외국선수로 뛸 때 안정적인 수비력과 의외의 공격력도 보여줬다. 그러나 막상 정식 선수로 뛰면서 약점이 드러났다. 아무래도 공격루트가 단조롭기 때문에 수비하는 입장에서 대처가 쉽다.
그러나 아스카는 이날 남달랐다. 기본적으로 매치업 상대 애런 헤인즈의 대인마크가 좋지 않았다. 그래도 아스카의 의욕은 남달랐다. 헤인즈에게 줄 건 주면서도 자신의 득점도 올리며 전자랜드의 후반 역전극을 이끌었다. 전자랜드가 3쿼터에 트랩 디펜스로 재미를 봤는데, 이때도 아스카의 역할이 좋았다.
하지만, 승리는 끝내 오리온이 차지했다. 오리온은 전자랜드의 공격 유기성이 살아나자 3쿼터에 3-2 지역방어를 비교적 오래 사용했다. 그러나 김상규, 차바위에게 3점포를 맞아 흐름을 내줬다. 설상가상으로 4분28초전 게임메이커이자 오리온 특유의 연계플레이 핵심 김동욱이 스크린 과정에서 아스카와 부딪혀 왼쪽 어깨에 부상했다.
이때 오리온은 48-57로 뒤졌다. 김동욱 대신 투입된 선수는 베테랑 문태종. 문태종은 들어오자마자 흐름을 바꿨다. 직접 차바위를 상대로 포스트업 득점을 올렸고, 골밑에 컷인하는 이승현의 득점도 도왔다. 이후에도 노련하게 자유투를 유도, 추격을 이끌었다.
문태종은 영리했다. 3점슛 감각이 좋지 않자 골밑에서 포스트업을 많이 했다. 4쿼터 초반 오리온이 상대 U파울로 얻은 자유투로 정비한 뒤 다시 문태종이 움직였다. 7분35초전 직접 스텝백 3점포를 터트렸고, 6분59초전에도 헤인즈의 패스를 중거리포로 처리했다. 순식간에 10점 내외로 다시 달아나는 순간이었다.
오리온은 이후 전자랜드의 추격을 허용했다. 18일 kt전과 마찬가지로 막판 자유투를 몇 차례 놓치며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박스아웃과 리바운드 집중력은 좋았다. 오리온은 kt전 실수를 놓치지 않고 신승했다. 전력 핵심 김동욱이 빠진 뒤 오히려 저력을 발휘했다. 문태종은 경기종료 직전 결정적인 턴오버로 역전 위기를 제공했으나 전자랜드가 공격에 실패하면서 한 숨을 돌렸다. 한편, 전자랜드는 패배했지만, 전날 모비스전 승리에 이어 이날도 내용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 다만, 6위에 복귀할 찬스를 놓친 건 뼈 아팠다.
[문태종.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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