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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종현이는 뭐든 계속 해봐야지."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22일 동부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벤슨은 종현이가 맡는다. 종현이는 뭐든 계속 해봐야 한다"라고 했다. 벤슨은 동부 공수시스템의 핵심이다. 이종현과 벤슨의 매치업은 이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이종현은 무섭게 KBL에 적응해나가고 있다. 프로 입성하자마자 블록과 리바운드에선 탁월한 역량을 선보인다. 다이어트를 통해 스위치디펜스서 외곽 견제가 어느 정도 된다. 중거리슛도 나쁘지 않다. 다만, 포스트업 기술이 안정적이지 않고 파워가 붙지 않았다. 외곽 수비를 위해 다이어트를 하면서 더더욱 그렇다.
벤슨은 KBL을 대표하는 완성형 빅맨이다. 힘이 좋고 영리하다. 포스트업 능력이 좋고 버티는 능력도 좋다. 뱅크슛과 제공권 장악도 탁월하다. 이날 무난히 27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블록 능력 정도를 제외하고는 이종현이 벤슨을 확실하게 앞서는 부분이 없다고 봐야 한다. 두 사람은 신장도 대등하다.
예상대로 벤슨이 이종현을 효과적으로 요리했다. 포스트업 공격과 중거리슛으로 공략했다. 결정적인 힘의 차이가 있는 듯했다. 이종현은 벤슨을 상대로 쉽게 로 포스트로 진입하지 못했다. 벤슨이 이종현을 상대로 우위를 보이면서 동부가 꾸준히 리드를 지켰다.
유 감독은 "외곽슛이 터져야 한다. 미드레인지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선수가 없다"라고 했다. 공간 활용에 따른 언밸런스를 지적한 것. 이종현과 에릭 와이즈 가세 이후 플레이오프 직전까지 해결 해야 할 부분.
이날 모비스는 김효범이 외곽포를 가동했다. 내, 외곽 패스워크도 좋았다. 그러나 정작 골밑에서 이종현이나 에릭 와이즈가 동부 벤슨이나 웬델 맥키네스를 상대로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면서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졌다.
동부는 3쿼터 초반 벤슨과 맥키네스가 골밑을 장악하면서 스코어를 벌릴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앞선에서 자주 실책이 나왔다. 모비스는 그 틈을 타서 맹추격, 대등한 흐름을 만들었다. 양동근의 외곽포와 와이즈의 속공 가담이 돋보였다. 다만, 세트오펜스서 골밑 공격은 여전히 어려움이 있었다. 유 감독은 이종현을 3쿼터 막판 잠시 벤치로 불러들이기도 했다. 4쿼터를 대비한 휴식 부여였다.
승부처서 모비스 저력이 돋보였다. 경기 내내 외곽슛 컨디션이 좋았고, 3쿼터 중반부터 와이즈의 집중력이 남달랐다. 모비스가 4쿼터에도 와이즈를 내세우자 동부 김영만 감독은 4쿼터 초반 벤슨을 빼고 맥키네스를 투입했다.
이 선수교체가 경기 전체흐름을 바꿨다. 와이즈의 골밑 공격이 맥키네스를 상대로 통하면서 모비스의 내, 외곽이 극적으로 조화를 이뤘다. 이종현은 상대적으로 골밑 침투가 많지 않은 김주성과 매치업되면서 리바운드와 패스에 주력했다.
결국 모비스는 경기종료 5분21초, 4분37초전 함지훈의 3점포로 승기를 잡았다. 양동근, 이종현의 어시스트가 나왔으나 동부 수비가 와이즈에게 집중한 탓도 있었다. 이때 점수 차를 벌린 모비스는 경기종료 3분11초전 와이즈가 5반칙 퇴장한 이후에도 흐름을 유지했다. 2분24초전 함지훈의 3점포가 결정적이었다. 이종현의 절묘한 어시스트가 돋보였다. 벤슨 아닌 김주성과 매치업된 이종현은 확실히 가벼워 보였다. 동부는 경기막판 동점 찬스서 운호영의 3점슛이 에어볼 됐고, 29초전 포스트업 과정에서 맥키네스의 실책이 결정적이었다. 결국 모비스의 82-78 승리.
모비스는 벤슨을 앞세운 동부 골밑 파워에 3쿼터 중반까지 끌려갔다. 그러나 와이즈가 3쿼터 중반부터 골밑에서 힘을 내면서 경기 내내 괜찮았던 외곽슛과 결합, 좋은 파괴력을 선보였다. 이종현이 벤슨에게 고전했으나 시스템의 저력이 드러난 한 판이었다. 동부는 맥키네스의 개인기록(26점)은 좋았으나 팀 승리로 연결되지 않았다.
[와이즈.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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