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지수 효과가 WKBL을 강타했다.
KB는 22일 2위를 확정한 삼성생명에 졌다. 그러나 여전히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한 3위를 지키고 있다. KB는 2월에만 5승2패로 초상승세다. 핵심은 특급신인 박지수다. 박지수는 WKBL 신인 사상 최초로 라운드 MVP에 선정됐다.
최근 KB 경기를 보면 박지수의 높은 공헌이 고스란히 승리로 이어진다. 박지수가 데뷔 초반 적응기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위력을 떨친다. 그러자 KB도 상승세를 타면서 최하위서 플레이오프를 바라보는 입장이다.
박지수의 최대장점은 리바운드와 블록이다. 수비 공헌이 엄청나다. 6라운드 5경기서 13.8리바운드 2.8블록을 기록했다. 외국선수들도 박지수를 상대로 편안하게 1대1 공격을 성공하지 못했다. 박지수가 블록을 하지 못해도 슛 밸런스가 흔들리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또한, 박지수는 경기 내내 꾸준하게 리바운드에 가담한다. 박빙의 승부처서 박지수가 따내는 리바운드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히 크다. 특히 박지수가 공격리바운드를 잡아내면 수비하는 입장에선 김이 빠진다. 박지수는 공격리바운드를 잡고 2차 공격을 통해 최소한 파울을 얻어내는 능력을 갖췄다.
그리고 박지수는 패스센스도 좋다. 19일 KEB하나은행전서 1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최근 박지수를 상대하는 팀은 대부분 트랩 디펜스를 실시한다. 박지수는 겹수비에 당황하지 않고 여유 있게 빈 공간으로 패스한다. 무리하게 자신의 공격만 고집하지 않는다. KB는 강아정, 김가은 등 외곽포를 갖춘 선수가 즐비하다. 박지수의 피딩 능력은 KB 공격력에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안긴다. KB가 최근 승리한 경기서 박지수의 어시스트가 큰 역할을 했다.
박지수를 상대하는 팀은 트랩을 시도하다 박지수의 피딩에 외곽포를 맞는 경우가 많다. 박지수가 프로에 적응한 뒤 제대로 박지수 효과를 차단한 팀은 거의 없었다. 박지수의 장, 단점을 뻔히 알면서도 막상 195cm 신장을 앞세운 기동력과 세로수비력, 센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WKBL 베테랑이라고 해도 박지수의 신장과 센스를 동시에 갖춘 선수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른 팀들은 박지수 효과에 당하고만 있을까. KB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경우 상대할 팀은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은 22일 KB에 이겼다. 1~2쿼터에 박지수에게 15점을 내줬다. 그러나 3~4쿼터에는 박지수에게 9점만 내줬다. 결국 역전승했다.
삼성생명은 1~2쿼터에 박지수를 상대로 배혜윤과 허윤자가 철저히 대인마크를 했다. 트랩을 설치하지 않았다. 박지수의 피딩에 의한 KB의 외곽포로 흐름을 내주는 게 박지수에게 2점을 내주는 것보다 손해라고 봤다. 삼성생명은 박지수에게 1대1 수비를 하면서 내줄 점수를 내줬다. 박지수에게 도움수비를 하지 않는 대신 개개인이 KB 외곽을 철저히 막았다.
실제 타 구단 한 코치는 "지수에게 1대1 수비를 하는 게 낫다. 아직 포스트업이 미숙하다"라고 지적했다. 박지수의 1대1 기술이 완전하지는 않다. 몸을 붙여 파울을 얻어내는 능력이 좋아졌다. 그러나 농익지는 않았다. 파워가 약하다. 수비수를 확실하게 요리하지는 못한다. 맨투맨으로도 박지수 득점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계산. 반면 승부처서 결정적 3점포는 경기흐름을 뒤바꾸는 요소다. 더구나 KB는 강아정이라는 확실한 3점슈터가 있다. 득점력이 좋은 플레넷 피어슨도 있다.
물론 삼성생명이 박지수를 1대1로만 막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전반전에 KB에 끌려갔다. 박지수에게 너무 많은 점수를 내줬다. 하지만, 삼성생명의 공격 효율성이 떨어진 측면도 있었다. 공격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면 박지수를 1대1로 수비, 도움수비에 의한 체력을 아껴 철저히 외곽을 막고 박지수에게 골밑에서 2점만 내주는 전술은 시도해볼 만하다. 그래서 삼성생명의 22일 경기 1~2쿼터 대처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어쨌든 임근배 감독은 후반전에 승부를 뒤집기 위해 박지수를 상대로 도움수비를 시도했다. 타이밍이 기가 막혔다. 박지수의 좋은 피딩을 의식, 박지수가 공을 잡고 고개를 숙여 드리블을 치는 타이밍에 절묘하게 들어갔다. 무턱대고 박지수가 공을 잡자마자 달라붙지 않았다.
박지수는 그럼에도 몇 차례 외곽에 좋은 찬스를 제공했다. 그런데 그날 KB의 3점슛이 단 4개만 성공했다. 지독하게 터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삼성생명은 박지수의 득점을 줄이면서 후반전에 승부를 뒤집었다. 다만, KB가 오픈찬스서 3점슛이 좀 더 들어갔다면 경기향방은 알 수 없었다. 이래저래 박지수가 막기 어려운 선수인 건 확실하다.
삼성생명의 KB전 승리를 지켜본 KDB생명, 신한은행의 대처가 궁금하다. 박지수 효과에 대처하는 감독들의 용병술이 3위 다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약 KB가 3위를 확정할 경우 임근배 감독이 플레이오프서 또 다른 대처법을 들고 나올 것인지도 궁금하다. 한편으로 안덕수 감독이 박지수 효과를 최소화하려는 상대 팀들에 어떤 전술을 들고 나올 것인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박지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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