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양지희(우리은행)와 박지수(KB)가 챔피언결정전서 만날 수 있을까.
삼성생명과 KB가 10일부터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를 치른다. 승자가 16일부터 우리은행과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을 갖는다. 즉, 양지희와 박지수의 챔피언결정전 빅매치는 KB가 플레이오프서 삼성생명을 따돌려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삼성생명은 쉽게 무너질 팀이 아니다. KB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그럼에도 양지희와 박지수의 챔피언결정전 맞대결이 기대되는 이유가 있다. 현재 WKBL서 박지수를 정상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국내선수가 양지희이기 때문이다.
박지수의 위력은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영리하고, 더 대단하다. 물론 포스트업과 매끄럽지 않은 1대1 공격, 정교함이 살짝 떨어지는 슈팅능력에 대한 약점은 여전히 안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강점이 훨씬 더 많다. 득점 뿐 아니라 블록, 리바운드, 어시스트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 KB를 플레이오프에 올려놨다. 다른 팀들이 박지수에 대한 대처법을 내놓았지만, 어설펐다. 그리고 박지수도 실전을 거듭하면서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우리은행의 통합 5연패를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래서 플레이오프 혹은 챔피언결정전서 박지수의 퍼포먼스는 중요한 변수다. 박지수의 퍼포먼스에 따라 이번 포스트시즌의 긴장감이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양지희의 챔피언결정전 준비에도 관심이 간다. 단순히 박지수와의 매치업을 떠나서, 우리은행 통합 5연패 완성에 상당히 중요한 선수다. 양지희는 무릎, 허리 통증으로 비 시즌 훈련량이 많지 않았다. 그 여파로 올 시즌 썩 좋지 않았다.
그런데 시즌 막판 서서히 몸 상태가 올라왔다. 위성우 감독도 "조금씩 좋아지는 게 눈에 보인다"라고 했다. 본인도 "50% 정도"라고 했다. 위 감독은 "챔프전까지 7~80% 정도로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규시즌 5연패 확정 이후 양지희의 훈련량을 조절했다. 양지희는 최근 "러닝을 거의 하지 않는다. 볼을 갖고 하는 러닝은 정상적으로 하지만, 뛰는 양이 줄어들었다.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러닝을 소화하니까 무릎이 많이 부었다. 뛰는 양을 줄이면서 무릎이 붓지도 않고, 경기력에도 도움이 된다"라고 했다.
정상적인 몸 상태의 양지희라면 박지수를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 양지희는 박지수보다 신장은 작지만, 힘과 포스트업 공수 테크닉, 슈팅능력에서 한 수 위다. 그리고 박지수보다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많은 농구관계자가 "상대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양지희의 몸 상태가 여전히 정상적이지 않다. 계속 끌어올리고 있지만, 챔피언결정전서 100% 위력을 회복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그리고 박지수가 예상보다 훨씬 더 빨리 성장하고 있다. 그래서 혹시 KB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다면 두 사람의 매치업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 그 부분이 챔피언결정전 결과에 미치는 영향도 클 수밖에 없다.
3일 우리은행과 KB의 맞대결은 두 사람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이었다. 당시 몸이 완전하지 않은 양지희는 상승세의 박지수에게 고전했다. 그 경기서 박지수도 썩 좋지는 않았다. 그래도 여전한 패스센스와 제공권 장악력과 함께 양지희를 상대로 1~2차례 1대1 공격을 성공했다.
위성우 감독과 안덕수 감독에게 물어봤다. 혹시 양지희와 박지수가 챔피언결정전서 매치업된다면. 안 감독은 조심스럽게 "지수가 그렇게 밀릴 것 같지 않다"라고 했다. 심지어 위 감독은 "내가 예전에 말하지 않았나. 박지수는 여자농구를 뒤집어놓을 선수다. 지희가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지만, 정상적이지 않다. KB가 챔피언결정전에 올라올지는 모르겠지만, 실제 올라온다면 지희가 지수를 제대로 막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 감독은 의미심장한 코멘트도 곁들였다. "농구는 5대5 게임이다. 팀 디펜스가 있다"라고 했다. 위 감독은 그동안 박지수를 1대1로 제어했다. 특별한 수비법을 들고 나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KB가 챔피언결정전에 올라올 경우 정규시즌에 사용하지 않았던 팀 디펜스를 들고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우리은행의 준수한 수비조직력을 감안하면 박지수 효과를 차단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래도 박지수도 그동안 상대의 트랩과 더블팀에 좋은 패싱센스로 대처한 걸 감안하면 확실히 만만한 선수는 아니다.
두 사람의 챔피언결정전 매치업이 성사될 수 있을까. 일단 KB가 삼성생명을 이겨야 한다. 혹시 성사된다면 물 오른 박지수를 양지희, 그리고 우리은행이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가 이번 포스트시즌 최고의 관심사다. 특히 양지희의 전투력이 변수다.
[양지희와 박지수(위), 박지수(아래). 사진 = WKBL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