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인천 장은상 기자] "먼 길 돌아서 우승했다."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의 6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한 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소감을 밝혔다.
최근 현대캐피탈, 한국전력에 연달아 덜미를 잡히며 번번이 우승기회를 놓쳤던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우승 한을 풀었다. 2010-2011 시즌 이후 6년 만의 우승, 홈에서 맞이한 우승이기에 기쁨은 더욱 컸다.
박 감독은 지난해 4월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은 후 1년도 되지 않아 팀을 정규리그 우승 반열에 올려놓았다. 선수시절부터 해외리그서 줄곧 활약한 박 감독은 드디어 국내리그 우승이라는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60대에 얻은 국내 프로리그 첫 우승. 노장은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다음은 박기원 감독과의 일문일답.
- 우승을 축하한다. 소감을 말해달라.
"감사하다. 40년을 기다린 우승이다. 먼 길 돌아서 우승했다. 정말 세계를 다 돌고 돌아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부담감은 없었나.
"그런 각오 없으면 감독을 하지 말아야 한다. 배짱이 없으면 감독직을 맡을 수 없다. 제의가 왔을 때 내 배구 인생 마지막 퍼즐을 맞출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다. 나이도 많은 나에게 팀을 맡긴 대한항공에 정말 감사한다. 선수들도 너무 잘 해줬다"
- 우승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꼽겠는가.
"두꺼운 선수층이다. 그 다음은 자율배구의 실시다. 선수들이 간잘히 바랐던 연습 스타일이었다.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은 것 같다"
- 오늘 이전의 대한항공은 무엇이 부족했나.
"우승 DNA가 2% 부족했다. 자율배구를 실시하며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운 좋게 올해는 적중했다. 다음에도 성공할지는 모르겠다(웃음). 코칭스태프를 보강한 것도 변화 중 하나다. 영입한 코칭스태프들도 굉장히 엄하게 대했다. 코칭스태프는 되도록이면 집에 가지 못하게 했다"
- 최근 V리그에는 젊은 감독이 많다. 맞대결에 부담은 없었나.
"나이는 아무 상관이 없다. 열정의 차이만 있을뿐이다. 체력은 조금 힘들더라. 술담배를 모두 끊고 일에만 집중했다. 젊은 감독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팀에 투자하려고 노력했다"
- 시즌 중 가장 돋보인 활약을 한 선수는 누구였나.
"한 명을 꼽기 어렵다. 센터와 리베로 모두 잘 버텨줬다. 공격수들도 원래 어느정도 자기 수준을 가진 선수들이었다. 신영수, 곽승석은 언제나 제 몫을 해주는 자원들이다. 가스파리니도 열심히 해줬다. 어려운 상황에서 혼자 해결한 경기도 많았다"
- 챔피언전은 선수들에게 어떤 주문을 하겠나.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을 빨리 회복하는 것이다. 최고의 컨디션을 챔피언전에 맞춰 준비하겠다. 코칭스태프와 회의를 통해 결정하겠다. 내일부터 즉각 시스템을 실시하겠다"
[박기원 감독.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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