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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익살꾼 다 됐다. 안양 KGC인삼공사 외국선수 키퍼 사익스(, 24, 178cm)가 코트 안팎에 걸쳐 팀의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사익스는 지난 12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 출전, 26분 42초 동안 19득점 2리바운드 8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다.
KGC인삼공사는 데이비드 사이먼(21득점 13리바운드 4어시스트 3블록)과 오세근(15득점 13리바운드 6어시스트 3스틸 2블록)의 활약을 더해 81-66으로 승, 4연승을 질주하며 2위 고양 오리온과의 승차 2경기를 유지했다. KGC인삼공사의 정규리그 1위 매직넘버는 ‘4’로 줄어들었다.
사익스는 이날 화려한 드리블에 이은 중거리슛을 성공시키는가 하면, 덩크슛도 터뜨리며 모비스에 찬물을 끼얹었다. 3쿼터에는 사이먼의 앨리웁 덩크슛을 돕기도 했다.
인상적인 장면도 있었다. 사이먼과 사익스는 각각 1, 2쿼터에 덩크슛을 성공시킨 후 두 팔을 양쪽으로 뻗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는 찰스 로드가 최근 울산 모비스에서 퇴출되기 전까지 줄곧 펼친 세리머니였다.
특별한 사연이 있었던 걸까. 이에 대해 묻자 사익스는 “로드가 그리웠고, 그를 추억하는 의미에서 세리머니를 따라했다. 한국에 온 후 사이먼 이외에 처음 친해진 선수가 로드였다. 모비스의 선택을 비난하는 의미는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사익스는 우여곡절 끝에 뛰고 있는 외국선수다. KGC인삼공사는 높이 보강을 위해 2차례나 외국선수 교체를 추진했지만, 사익스는 끝내 살아남았다. 사익스 특유의 돌파력, 탄력은 고공 행진 중인 KGC인삼공사에 화려함을 더해주고 있다.
덕분에 연고지 내에서 사익스의 인기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사익스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팬이 증가하는가 하면, 지난 12일 사익스가 교체 투입될 때는 국내선수 못지않은 환호성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사익스는 “사랑하는 일을 하며 팬들과 소통할 수 있어서 기쁘다. 코트에서 개성을 표현하는 것을 좋게 봐준 팬들에게 고맙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사익스가 투입되거나 자유투를 시도할 때 나오는 테마곡에는 숨은 사연이 있다. 사익스의 테마곡은 제목 자체가 ‘키퍼 사익스’다.
이 테마곡은 사익스의 대학 친구이자 미국에서 힙합듀오로 활동 중인 Wisco Kidz가 사익스를 응원하기 위해 만든 노래다. 정식 음원으로 발매되진 않았지만, 사익스를 응원하는 가사가 주를 이뤄 사익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사익스는 “대학 시절 친구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나에게 선물해준 노래”라며 웃었다.
사익스는 경기를 마친 직후 한국어로 “힘들어. 힘들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배고파”라는 말도 덧붙였다. 코트 밖에서도 통통 튀는 매력을 지닌 선수였던 셈이다.
경기종료 후 많은 팬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도 밝은 표정으로 임한 사익스는 “팀이 정규리그 1위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지만, 시즌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집중해서 마무리를 잘하고 싶다”라며 포부를 전했다.
[키퍼 사익스.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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