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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그냥 공 보고 공 쳐라."
두산 김태형 감독은 15일 KIA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올 시즌에도 타선 구성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기존 주축타자들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다. 당연히 작년을 기점으로 주축 타자로 성장한 김재환과 오재일도 포함된다.
김재환과 오재일은 2016년 두산 타선의 신데렐라였다. 김재환은 134경기서 타율 0.325, 37홈런 124타점 107득점을 기록했다. 두산 프랜차이즈 최초 3-30-100-100을 달성했다. 오재일도 105경기서 타율 0.316 27홈런 92타점 69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두 사람은 수년 전부터 팀 내 최고수준의 타격 잠재력을 갖고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부임 직후부터 두 사람에게 꾸준히 기회를 줬다. 결국 지난해 동시에 잠재력을 터트리며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진출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김재환과 오재일 모두 특유의 한 방 능력을 극대화하면서, 애버리지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올 시즌에도 두 사람에 대한 주변의 기대치는 상당히 높다. 실제 두산의 대권도전에 두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래서 김재환과 오재일에겐 올 시즌이 또 다른 도전의 무대다. 2005년(오재일), 2008년(김재환)에 데뷔했지만, 실질적인 풀타임 2년차다. 둘 다 스포츠 선수들에게 따라다니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떨쳐내야 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의식할 필요는 없다. 김태형 감독은 "작년과 똑같이, 하던대로 하면 된다. 기록, 성적에 너무 신경을 쓰면 부담을 가지게 된다"라고 했다. 심리적으로 편안해지는 게 우선이다. 이 역시 자신과의 싸움이다.
김재환과 오재일에게도 기술적인 약점이 있다. 지난해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장점과 단점이 명확히 드러났다. 올 시즌 두 사람을 상대하는 투수들은 더욱 집요하게 파고들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김 감독은 "그냥 공 보고 공 치면 된다"라고 했다. 단순하게 대응하라는 뜻이다.
김 감독은 "하던대로 하면 되는데 단점만 너무 보완하려고 한다. 단점 보완에 너무 신경 쓰다 장점마저 잃을 수 있다. 장점을 살려야 한다"라고 했다. 김재환의 빠른 스윙 스피드와 오재일의 한 방은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에서 통한다는 게 입증됐다. 그 자체로 특별한 장점이다.
그러나 자꾸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타격 매커니즘에 미세하게 변화를 주면 장점마저 희석, 자신만의 장점이 반감될 수 있다는 게 김 감독 생각이다. 그는 "어차피 실투 싸움이다. 투수가 좋은 공을 던지면 타자는 못 치는 것이다. 타자가 그것까지 잘 치려고 할 수는 없다. 그런 부분이 부담감으로 연결된다"라고 했다.
타자는 대기타석에서 기본적인 투수 공략법을 정해놓고 타석에 들어선다. 그렇다고 해도 타석에서 생각이 너무 많으면 안 된다는 게 김 감독 설명이다. 그는 "첫 타석에서 초구를 쳐서 아웃이 됐다고 치자. 그러면 그 타자는 다음 타석에서 초구에 좋은 공이 들어와도 안 치다 스트라이크를 당한다. 그러면 본인 손해다. 초구부터 좋은 공이 들어오면 또 쳐야 한다"라고 했다. 꼭 김재환과 오재일뿐 아니라 타자들이 초구를 공략하다 아웃됐다고 해서 다음타석에 공격적 성향을 버리면 안 된다는 당부다.
타자는 당연히 약점을 보완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지만, 김 감독의 결론은 '단점 보완에만 너무 매달리지 말고, 단순하게 대응하라'다. 김재환과 오재일 뿐 아니라 모든 타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롱런의 조건이다.
[김재환과 오재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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