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몇 년 전보다 좋아졌다."
KIA에는 아직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한 미완의 대기가 많다. 투수 한승혁이 대표적이다. 150km 중반의 패스트볼을 뿌리는 투수. 누가 시킨다고 되는 게 아니라, 한승혁이 갖고 있는 기본 자질이다. KIA는 지난 수년간 한승혁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투구밸런스가 안정적이지 않았다. 제구난조가 고질적이었다.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상승세가 꺾이고, 다시 회복하지 못하는 시즌이 적지 않았다. 지난 1~2년간 잔부상도 있었다. 스스로도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2015년에는 옆구리, 지난해에는 팔꿈치가 좋지 않았다. 오버페이스도 많이 했다"라고 돌아봤다.
올 시즌에는 오버페이스를 경계한다. 한승혁은 "7년째 스프링캠프를 치르면서 나름대로 노하우가 생겼다"라고 했다. 스프링캠프부터 좋은 투구를 했고, 투수 MVP에 선정됐다. 김기태 감독은 "공을 뿌리는 각도가 좋아졌다. 지난 몇 년보다 좋아졌다"라고 했다.
14일 두산과의 시범경기 개막전. 9회초 마지막 투수로 등판, 14개의 공을 던지면서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챔피언스필드 전광판에 157km이 찍혔다.(KIA 전력분석팀에 따르면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156km) 관중들은 흥분했다. 그러나 한승혁은 전광판을 돌아보지 않고 1이닝을 차분하게 막아냈다. 변화구 없이 패스트볼만으로 승부했다.
MBC스포츠플러스 차명석 해설위원은 한승혁의 팔로우 스로잉이 간결해졌다고 평가했다. 한승혁은 "캠프에서 부상을 당하지 않으려고 조심했다. 제구력에 신경 썼다. 릴리스포인트를 일정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팔 스윙을 간결하게 바꿨다. 스윙을 짧게 하면서 팔을 탑으로 빨리 올리려고 한다. 제구력이 잡히는 느낌이 든다. 계속 신경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팔로우스로잉을 간결하게 조정하면서,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해졌다. 빠른 볼을 던지면서도 제구력도 좋아졌다. 물론 자로 잰 정도는 아니지만, 터무니 없는 볼이 줄어들었다. 이것만으로 타자 입장에선 큰 부담이다.
올 시즌 심판진은 스트라이크존 상하를 타이트하게 스트라이크로 잡아주기로 합의했다. 한승혁은 "타자들이 높은 볼에 반응할 것 같다. 초구 이후 스트라이크를 잘 잡는 게 중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KIA 필승계투조는 베일에 가렸다. 임창용이 마무리로 유력하다. 그러나 선발진과 마무리를 잇는 중간계투 구성은 예측하기가 어렵다. 한승혁이 지금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필승계투조 안착이 유력하다.
지금 페이스를 정규시즌으로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지난 몇 년간 많은 기회를 얻었지만, 기복을 보이며 흔들리곤 했다. 올 시즌에는 정말 달라질까. 한승혁은 "나도 팀도 중요한 시즌이다. 구속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 같다. 풀타임을 뛰도록 노력하겠다.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겠다"라고 다짐했다.
[한승혁.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